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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냉동이 생산하는 쿠팡 PB 가정용 얼음 '곰곰얼음'. 로켓프레시를 통해 새벽배송된다. 동양냉동의 매출은 쿠팡 입점 후 2년새 5배 이상 늘었다. /쿠팡 앱 캡처

용인에 있는 동양냉동은 식용 얼음을 생산하는 회사다. 그동안은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컵 얼음 제품을 납품해왔다. 그러다 얼음 정수기 제품이 각광받는 등 가정에서도 얼음 수요가 의외로 높다는 점을 파악했다. 얼음을 일일이 얼리기 어렵지만 그렇다고 얼음 정수기 제품을 들여놓기도 버거운 가정의 수요를 고려해, 동양냉동은 쿠팡을 통해 각 가정에 대한 얼음 새벽배송을 시작했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쿠팡에 입점해 PB 제품인 곰곰 얼음을 제조, 로켓프레시를 통해 얼음 새벽배송에 나선 이후 동양냉동의 매출은 2020년 9천만에서 지난해엔 5억원을 달성하면서 2년새 5배 이상 늘었다. 직원 수도 4명에서 10명까지 늘렸다. 편의점 컵 얼음을 주로 납품할 땐 오프라인 매출 비중이 100%였지만 지금은 온라인 비중이 60%다. 올해는 80%를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주환 동양냉동 부장은 "얼음을 아침에 새벽배송으로 바로 받아먹는 것은 이 시장에선 혁명과 같은 일이었다. 쿠팡이 우리 같은 업체에도 처음으로 식용 얼음 새벽배송이라는 시장을 열어줬다"고 밝혔다.

PB(자체 브랜드) 제품을 제조하는 등 쿠팡과의 협업을 통해 성장하는 중소기업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제품력은 뛰어나지만 판로 확보, 홍보 등 시장 경쟁에선 어려움이 많았던 중소기업들이 쿠팡 플랫폼을 토대로 약점을 메워 품질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는 게 쿠팡 설명이다.

쿠팡과의 협업은 해당 기업의 신뢰도를 높여 다른 판로를 개척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는 게 각 중소기업 설명이다. 용인시에 소재한 HB글로벌은 쿠팡 PB 세제인 줌 세제를 제조한다. 양대열 HB글로벌 대표는 "쿠팡과 함께 하고 있다고 하니 여기저기에서 신뢰를 갖고 연락이 왔다. 대기업 사이에서 저희 같은 작은 기업이 함께 경쟁하고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라고 말했다.

쿠팡 PB 제조해 매출 증진한 기업 사례 늘어
제품력 뛰어나지만 판로 확보 등 어려웠던 기업에 도움
대기업에 가렸던 제품력, 쿠팡에서 빛 보기도


쿠팡은 PB 
제품을 담당하는 자회사 CPLB와 협력하는 중소 제조업체를 점점 늘리고 있다. 쿠팡에 따르면 협력 중소기업은 지난 3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20%가량 증가했다. 이들 기업의 고용 인원은 1년새 3천600여명이 증가해 2만명을 돌파했다.

앞서 쿠팡은 비비고 만두·햇반 등 CJ제일제당의 일부 제품 판매가 쿠팡에서 중단된 후 중소 업체 제품이 각광받은 점을 알리며, 쿠팡이 중소기업들의 효과적인 판로로 작용하고 있음을 강조하기도 했다. 일례로 냉동만두 시장 점유율 1위 제품인 CJ제일제당 비비고 만두의 쿠팡 판매가 중단된 후, 파주에 소재한 만두 전문 기업 취영루 제품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61% 증가했다. 인천 소재 티엘푸드의 통밀귀리 곤약밥 제품 등도 쿠팡에서의 CJ 햇반 판매가 중단된 올 1~5월 전년 동기 대비 290% 판매량이 늘었다.

쿠팡 관계자는 "쿠팡 PB 등을 통해 선보이는 중소 제조사들의 제품이 높은 품질을 자랑하면서도 가격이 합리적이라 대기업 제품과 비교해도 경쟁력이 높다. 계속해서 중소 제조사들의 매출 증진을 이뤄내면서도 소비자들을 만족시키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