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동인천역 북광장 일대에 문화시설을 조성해 재개발사업 착공 전까지 한시적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이번 문화시설이 구도심 주민들의 문화예술 향유 기회를 확대하고, 동인천역 북광장 일대 환경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인천시는 기대하고 있다.
10일 인천시에 따르면 오는 11월까지 동인천역 북광장 일대에 공연·전시 기능을 갖춘 문화시설을 설치할 계획이다. 인천시는 서울숲 인근 언더스탠드 에비뉴, 경기 의정부 아트캠프 등처럼 컨테이너를 활용한 문화시설을 염두에 두고 있다. 인천시는 무대도 함께 설치할 계획으로, 현재 세부 배치 등 콘셉트를 구상하고 있다. 사업비는 5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인천시는 구도심 주민들의 문화예술 향유 기회를 늘리기 위해 이번 사업을 추진한다고 설명했다. 문화 인프라를 조성해 동인천역 북광장 일대를 다목적 예술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게 인천시 구상이다.
인천시는 동인천역 북광장 일대에 문화시설을 조성하면 환경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봤다. 동인천역 북광장 일대는 노숙인 등의 무분별한 음주·흡연·고성방가 등으로 주민 민원이 끊이질 않고 있다. 이에 인천 동구는 동인천역 북광장 전체를 '금주·금연구역'으로 지정해 우선 계도 활동을 벌이고 있다. 문화시설을 조성하면 북광장 일대 질서 유지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게 인천시 설명이다.
다만 일각에선 동인천역 북광장 일대 음주·흡연 단속 정책이 노숙인들을 다른 곳으로 내쫓는 '풍선 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동구가 주취자 알코올 중독 상담 등 대책을 내놓았지만, 자활·자립 지원 등 더 근본적인 노숙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동인천역 북광장 문화시설 조성·운영은 인천관광공사가 맡기로 했다. 인천시와 인천관광공사는 이달 중 위·수탁 계약을 맺을 예정이다. 인천시는 이르면 이달 말 시설물 조성 공사에 돌입해 오는 10~11월께 개소할 계획이다.
인천시는 인천 내항 재개발과 중구·동구 구도심 재생사업을 뼈대로 한 '제물포 르네상스' 프로젝트의 하나로 동인천역 북광장 일대 전면 재개발을 구상하고 있다. 인천시는 재개발사업이 본격화하기 전까지 한시적으로 문화시설을 운영할 방침이다. 이후에는 문화시설을 다른 지역으로 옮기거나 기존 시설물을 새롭게 활용하는 방안 등을 찾을 예정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동인천역 북광장 문화시설은 시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상설 무대를 설치하는 목적으로, 버스킹 등이 자유롭게 이뤄질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다"며 "무대 등 시설을 어떻게 배치할지 관광공사와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진주기자 yoopear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