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와 경기도, 서울시가 11일 '수도권 공동생활권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수도권 3개 시도가 특정 현안과 관련해 힘을 모으기로 약속한 적은 있지만, 다양한 분야 다수 현안 해결에 대해 협력하기로 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유정복 인천시장과 김동연 경기도지사,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오후 경기 수원시 옛 경기도지사 공관 '도담소'에서 만나 업무협약서에 서명했다.
유정복, 김동연·오세훈과 업무협약
특정 넘어 10개 협력사항 약속 처음
이번 협약은 수도권쓰레기매립지 사용 종료 및 폐기물 안정적·효율적 처리, 광역교통망 확충, 경인선·경부선 지하화, 수도권 규제 개선, 국제행사 개최, 한강~경인아라뱃길~서해뱃길 인프라 확충 등에 관한 10개 협력 사항을 담고 있다.
인천시와 경기도, 서울시는 그동안 특정 현안이 발생했을 때 협력 의지를 다졌다. 무상보육 국고보조율 상향을 위한 영유아보육법 개정(2013년), 광역버스 입석 금지 대책 마련(2014년), 미세먼지 문제 해결(2018년) 등이 대표적이다.
이번 협약은 환경, 교통, 산업, 안전 등 다양한 분야로 협력 범위를 넓혔다는 의미가 있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협약식에서 "이번 수도권 3개 시도 만남이 주목받는 것은 그만큼 논의하고 해결해야 할 중요한 사안이 많다는 뜻"이라며 "'오직 국민, 오직 나라'라는 대명제에 공감하면서 문제에 접근해 좋은 해법·정책을 마련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협약에서 눈에 띄는 것은 10개 협력 조항 중 수도권매립지 문제가 첫 번째를 차지했다는 것이다. 제1항은 '수도권매립지정책 4자 합의사항을 기본원칙으로 수도권 폐기물의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처리를 위해 협력한다'다. 수도권 3개 시도와 환경부는 2015년부터 수도권매립지 사용 종료를 위한 4자 협의체를 운영해 대체 매립지 등 대안을 찾고 있지만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경인아라뱃길 선박 운항 활성화와 서해뱃길 복원'도 이번 협약에 포함됐다. 이는 인천시가 계속해서 요구한 사안으로, 오세훈 서울시장이 여의도 선착장을 조성하고 경인아라뱃길을 잇는 정기 운항 여객선을 띄우기로 하는 등 '서해뱃길사업'을 내놓으면서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과거 서울시는 환경 문제 등을 들며 이 부분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매립지문제·서해뱃길 복원 등 포함
수도권 규제 개선 서울도 한목소리
구체적 노력 지속 뒷받침돼야 지적
수도권 3개 시도는 이번 협약에서 수도권 규제 개선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는데, 이 또한 진전을 이룬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수도권 규제 개선 문제는 인천시와 경기도만 각각 따로 목소리를 내온 사안이다.
'수도권 교통난 해소와 교통복지를 위해 GTX의 조속 완공 등 철도 현안 해결과 수도권 간선 도로망 사업 추진'도 이번 협약에 담겼다. 신도시 조성에 따른 인구 유입과 이로 인한 출퇴근·물류 수요 증가로 수도권 교통 문제는 지속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수도권 3개 시도가 민선 8기 들어 폭넓은 협력 관계를 구축하기로 협약했지만, 성과를 낼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협약 내용의 구체성이 떨어지는 데다, 실무 협의에 들어가면 조율해야 할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철도 현안의 경우에도 'GTX 조기 완공'만 분명히 했을 뿐 다른 노선들은 명시되지 않았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3개 시도는 2천600만 수도권 주민의 출퇴근 불편 해소, 불합리한 수도권 역차별 규제 개선, 대규모 재난 발생 시 상호 지원 체계 구축 등을 위해 실질적인 추진력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현준·신현정기자 upl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