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이 부평공장에서 창원공장으로 지난해 12월 파견한 노동자를 연내 복귀시키기로 했다. 한국지엠 노동자 출신으로 부평공장과 그 주변 지역을 지역구로 둔 홍영표 의원과의 면담에서 이런 뜻을 밝혔다. 본인 의사에 반해 창원공장에 파견 형식으로 발령된 노동자 360명이 그 대상이다. 한국지엠 창원공장 파견 노동자 상당수가 불안·우울 장애에 시달리고 불면증을 겪는 등 정신건강의 위협을 받고 있다는 경인일보 기획보도를 접한 홍 의원이 문제 제기를 하자 한국지엠이 '조기 복귀'로 답변한 것이다.

한국지엠 부평공장은 1·2공장으로 구성돼 있다. 한국지엠은 지난해 11월 부평2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글로벌 GM이 생산물량을 배정하지 않은 탓이다. 이 공장 노동자 1천200명 대다수가 부평1공장에 남기를 희망했지만, 이 가운데 절반가량만 부평1공장 등으로 배치됐고 나머지는 400㎞ 떨어진 창원공장으로 이동시켰다. 창원공장 파견자를 정하는 기준이 사전에 고지되지 않아 파견자 다수는 본인이 왜 파견 대상이 됐는지 알지 못했다. 가족과 떨어져 사는 고립감이 더해지면서 창원공장 파견 인사는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다.

한국지엠 부평1공장의 올해 말 정년퇴직 예정자는 378명으로 창원공장 파견자보다 그 수가 많다. 정년 예정자들이 휴가를 사용하기 시작하는 올해 8~9월부터 부평1공장에 자리가 나기 시작한다. 한국지엠은 창원공장 파견 인사의 정당성을 주장할 때마다 이 논리를 내세운다. "근무장소 변경에 따른 불이익이 계속 발생하지 않고 일정 기간 제한적으로 발생하는 불이익"이고 "이마저도 근시일 내에 순차적으로 해소될 예정"이라는 것이다. 인천지방노동위원회는 지난 4월 '부당인사 발령 구제신청'에서 한국지엠 쪽의 이 논리를 받아들였다.

한국지엠은 노동관계 판정·조정 법정 기구인 인천지방노동위원회에서, 그리고 부평공장의 지역구 국회의원 앞에서 창원공장 파견 노동자의 조기 복귀를 언급했다. 즉시 조기 복귀를 이행하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 당장 정신건강 고위험군에 대한 긴급 개입이 절실하다. 경인일보가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와 지난 5월 실시한 창원공장 파견 노동자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18%가 '자살을 생각한 적이 있다'고 답할 정도로 정신건강 위험도가 높은 수준이었다. 이를 한국지엠이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방치하면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