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8월 개소한 '경기도 심리지원센터'가 지난달 말 문을 닫았다. 내년 7월까지가 위·수탁기간이나 예산이 발목을 잡았다. 도의회는 지난해 말 센터 운영비를 전년도의 절반 수준으로 삭감했고, 올 상반기 추경마저 무산되면서 하반기 운영예산을 확보하지 못했다. 3년 전 센터 설치 조례를 제정했던 도의회는 잦은 센터장 교체 등 운영상 문제점을 지적하며 예산을 배정하지 않았다. 개소한 지 2년도 못 채우고 센터 운영이 중단되면서 도민을 위한 복지행정이 일관성을 잃고 퇴행하게 됐다는 비판이 나온다.
센터는 코로나 19 장기화에 따라 도민의 심리·경제적 불안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우울 등 어려움을 조기 발견하고 지원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됐다. 노인과 청소년 등을 대상으로 한 공공 심리지원 서비스를 일반 도민들까지 확대 적용하자는 취지도 담았다. 조례에 따라 수탁법인으로 선정된 사단법인 '공감연대'가 운영해왔다. 개소 1년 만에 711건의 개인 심리상담을 했고, 예산 범위를 초과하자 타 기관과 연계해 상담을 했다. 경기 북부 등 지역적 한계를 극복하고, 수혜의 폭을 넓히기 위해 화상 상담을 병행했다. 지난달 말 현재 상담 대기자가 100명을 넘는다고 한다.
센터가 문을 닫은 이유는 운영비를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예산은 지난해 3억5천838만원에서 올해 1억7천919만원으로 절반 수준이 됐다. 상반기에 예산을 소진해 추경을 통한 추가확보가 절실했으나 실현되지 않았다. 도의회는 정신건강복지센터와의 중복성과 센터장의 잦은 교체 등 운영상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예산을 삭감했다. 수년 전, 센터 설립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조례까지 제정했던 도의회가 입장을 달리하는 바람에 복지행정이 후퇴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심리지원센터는 의료적 치료와 상담을 하는 정신건강보건센터와 기능·역할이 다르다. 예산과 인력으로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상담 신청이 몰려 대기자가 100명을 넘었다. 운영상의 문제가 있다면 감사를 통해 바로잡으면 된다. 경기도가 벤치마킹한 서울시 심리지원센터는 5개소로 확대됐다. 멀쩡한 공공센터가 2년도 안 돼 문을 닫으면서 행정의 안정성과 신뢰성을 해쳤다. 경기도는 "심리상담을 받을 수 있는 기관이 다양하기에 센터가 운영을 중단해도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열악한 환경에도 최선을 다한 센터 직원들을 두 번 울리는 망언이다.
[사설] 문 닫아도 될 '심리지원센터' 왜 만들었나
입력 2023-07-12 20:11
수정 2023-07-12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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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7-13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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