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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식 중단을 알리는 기자회견에서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16일 "전국어민회총연맹 지도부가 이곳 농성장을 다녀갔다. 이 나이 살면서 투쟁이라는 말을 자신들이 하게 될지는 몰랐다며, 제 손을 꼭 잡아주었다. 이제 우리가 싸울테니 대표는 단식 풀고 우리와 함께 더 큰 투쟁을 전개하자고 했다. 수많은 어민들의 절박한 부름에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2023.7.16 /정의당 제공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를 반대하며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단식하던 정의당 이정미 대표가 16일 단식 중단을 밝혔다.

지난달 26일 단식농성을 돌입한 이후 의자 하나에 올라 앉아 오가는 시민들을 만났던 이 대표는 21일째인 이날 단식을 마쳤다.

이정미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계란으로라도 바위를 친다는 심정으로" 단식농성을 시작했다고 운을 떼고 윤석열 정부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이 대표는 "이번 한일 정상회담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일본 기시다 총리에게 했던 '핵오염수 방류에 문제가 생기면 알려달라'라는 말은 제 뇌리에 평생 기억될 것 같다. 자국민의 안전을 다른 나라 수장에게 맡긴 역사적인 순간이기 때문"이라고 비꽜다.

이어 "'한미일 삼각동맹 구축'이라는 윤석열 정권의 외교적 신념이 아무리 중요하다고 하더라도, 대체 그 동맹조차 무엇을 위한 것인지 심각한 의문이 들뿐"이라며 "비둘기들이 독수리로부터 자신들을 보호하기 위해 매와 한 편이 됐는데, 오히려 매로부터 더 많은 피해를 입게 됐다는 이솝우화 같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최소 30년 동안의 해양투기"라며 "지금 당장 멈추지 못하면 내일도, 또 모레도, 계속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국제연대, 초당적 의원모임, 국회 청문회, 다음달 12일 예고된 범국민행동 등을 이어가겠다며 "대통령이 귀를 틀어막는다면 우리 국민들이 더 큰 목소리를 만들어내야 한다"고도 다짐했다.

이 대표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투기가 "나쁜 선례를 만들 것"이라고 우려하고 "많은 나라의 핵발전소 오염수들이 면죄부를 얻어 얼마든지 바다에 버릴 수 있는 길이 열리기 때문이다. 핵발전소에게 활짝 열린 바다, 그 결론은 어떻게 되겠나. IAEA가 이를 책임질 수 있나"라고 외쳤다.

이정미 대표는 "이미 2011년 핵발전소 사고로 방사능 물질이 대량으로 퍼져있는 바다에 또다시 핵오염수를 최소 30년간 누적시키는 과정이다. 후쿠시마 앞바다에 방사성핵종의 농도도 모르는 상황이고, 알프스 역시 모든 핵종을 제거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실제 그 성능에 대한 검증조차 없었다는 사실이 이미 밝혀진 상황"이라며 "국민들은 과학적 질문을 던지고 있는데 '수영할 수 있고 마실 수 있다'는 저열한 답변만 앵무새처럼 되풀이하며, 그것도 모자라 국민 혈세를 도쿄전력 방어 광고비로 퍼붓는 이 사태를 누가 이해할 수 있겠나"라고 직격했다.

이 대표는 농성장을 지킨 경찰과 당직자에게 감사인사를 전했다.

/권순정기자 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