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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국망위 외통위 정보위 의원들이 17일 국회 소통관에서 합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3.7.17 /권순정기자 sj@kyeongin.com

윤석열 대통령이 NATO 순방 중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데 대한 비판이 야권에서 거세지고 있다. 특히 우크라이나에서 대통령의 메시지가 우리나라 안보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국방위·외통위·정보위 위원들은 17일 함께 기자회견을 갖고 "대통령의 책무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인데 재난에는 보이지 않던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로 가 우리 안보를 위기로 몰고 갔다"고 지적했다.

위원들은 대통령의 '생즉사 사즉생의 정신으로 강력히 연대해 함께 싸워나가겠다'고 선포 한 데 대해 "우크라이나와 함께 결연히 싸우겠다는 말은 곧 러시아는 적대국이라는 말과 다름없다"면서 "러시아에 사는 우리 교민 16만명과 160여개 우리 기업도 위태로워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 교민·기업 위태로워질 수도"
한 쪽 편만 들어 평화 유지 관해 우려
김병주 의원 "잃는 게 더 많아" 주장

위원들은 윤 대통령이 '안보지원'을 하겠다는 약속에 대해서도 살상무기 지원여부를 밝히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러시아를 적대국으로 만드는 일이 북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결코 유리하지 않다고 역설했다.

이들은 "북한 위협에 대비해 비축해야 할 155㎜ 탄은 우리 군도 부족한 실정"이라며 "우리의 이 포탄이 해외로 반출되고 있다는 내외신 보도가 줄을 잇고 있다. '생즉사 사즉생'으로 우크라이나 안보를 지킬 것이 아니라 그와 같은 정신으로 우리나라 안보에 구멍이 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대한민국 대통령의 제1임무"라고 꼬집었다.

또 "러시아가 북한에 고도화된 무기 기술을 전수하고 첨단 무기를 제공할 염려도 있다"며 지난 4월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연방안전보장회의 부의장의 경고성 발언을 상기시켰다.

게다가 윤 대통령이 과거 6·25 전쟁을 극복한 우리 역사를 거론하며 '지금 우크라이나 상황은 70여년 전 대한민국을 떠올리게 한다'고 발언한 데 대해 "70여년 전의 대한민국 상황을 그토록 고통스럽게 만든 나라는 북한과 북한에 전쟁을 사주한 옛 소련이다. 당시 소련을 구성했던 우크라이나는 우리에게 아픔과 상흔을 남긴 것이다. 외교무대에서 역사적 성찰 없는 발언은 우리는 물론 상대국에게도 결례가 된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국방위·외통위·정보위 위원들은 한반도 평화 유지에 러시아의 태도가 중요한데도 이를 고려하지 않고 우크라이나의 편을 듦으로써 한반도 평화 유지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를 밝힌 것이다.

반면 대통령실은 '우크라이나 평화 연대 이니셔티브'에 대해 '우크라이나 재건과 일상 회복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는 목적을 밝혔고, 국민의힘은 전날 재건 사업 참여를 '경제적 기회'라고 환영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국방위 소속 김병주 위원은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훨씬 많다고 본다"는 견해를 밝혔다.

김 위원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아직 진행 중이라 재건을 논의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면서 "'불 난 집에 가서 불 다 끄고 나면 수의계약 주라'고 한 것과 비슷한 처사다. 이름이 '평화' 이니셔티브이지만, 전쟁이 끝나야 평화가 오는데 전쟁이 끝나지 않은 상황이라 '전쟁' 이니셔티브에 동참한다는 말 같다고 해석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권순정기자 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