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견학하다 월북한 미국인은 폭행 혐의로 한국에서 체포된 적이 있는 현역 주한미군 병사인 것으로 드러났다. 월북 후 구금돼 미북 간 외교적 대화로 석방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백악관과 국무부 등은 18일(현지시간) 월북한 미군 장병의 신분을 이등병인 트래비스 킹이라고 밝히며 미 국방부가 북한군 카운터파트와 접촉해 대화 중이라고 말했다. 주한미군 사령관이 사령관을 겸직하는 유엔군 사령부도 트위터를 통해 "조선인민군(KPA) 카운터파트와 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협력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폭행혐의 등 추가 징계로 본국행
판문점 예정 행사들 잇따라 취소
구체적 월북 이유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날 워싱턴포스트(WP)와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은 복수의 당국자를 인용해 트래비스 킹이 폭행 혐의로 체포됐다가 최근 한국의 감옥에서 풀려난 전적이 있다고 전했다. 이 병사는 추가 징계를 받기 위해 텍사스주 포트블리스로 이송될 예정이었다. 실제로 그는 공항까지 호송됐으나, 비행기에 탑승하는 대신 갑자기 JSA 견학에 참여하게 됐다.
앞서 트래비스 킹 이등병은 지난 18일 공동경비구역(JSA)을 견학하던 중 고의로 무단 월북했다. 미 언론에 따르면 같은 투어 그룹에 속해있었다는 목격자는 "이 남성이 갑자기 크게 '하하하' 웃더니 건물 사이로 뛰어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번 월북은 지난 2018년 미국 국적의 브루스 바이런 로렌스가 중국에서 국경을 넘어 북한에 들어갔다 억류된 이후 처음으로 확인된 월북 사례다. 미국은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사망 이후 북한을 여행금지 국가로 지정하고 있다.
월북한 사건의 여파로 판문점에서 열릴 예정이던 행사도 잇따라 취소됐다.
/고건기자 gogosi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