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법 "원고 기망 인정엔 부족
손실 주장도 소명 자료 없어" 기각

연쇄 성폭행범 박병화(40) 거주지인 화성 봉담읍의 다세대주택 건물주가 박병화의 퇴거를 요구하며 제기한 명도 소송이 기각됐다.

수원지법 민사7단독 김진만 판사는 해당 건물주 A씨가 박병화를 상대로 낸 '건물 인도 청구' 소송과 관련해 원고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20일 밝혔다.

재판부는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가 이 사건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면서 원고를 기망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며 "다른 임차인들이 계약 해지를 요구했다거나 새로운 임차인을 구하지 못해 원고가 손실을 봤다는 주장을 소명할 자료도 없는 점 등 고려하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한다"고 판시했다.

A씨는 앞서 해당 다세대주택 원룸의 임대차 계약을 진행할 때 임차인 측에서 박병화의 신상에 대해 아무 고지도 없이 계약한 건 기망에 의한 의사 표시라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A씨는 소장에서 "이 사건 건물은 대학교 후문에서 불과 100여ｍ 떨어져 있고 초등학교와도 직선거리로 약 400ｍ 떨어져 있다"며 "피고의 성범죄 전력을 미리 알았다면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A씨의 소송대리를 맡은 변호사는 "민사 소송이다 보니 소송을 제기한 개인이 얼마나 (금전적인) 피해를 봤는지 소명하는 것이 쟁점이었다"며 "이 사건 건물은 고가의 주거 지역이 아니고 임대료가 낮은 곳이다 보니 판사께서 이를 참작해 판결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준석기자 joons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