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근 모자가정의 청년이 암 투병을 마치고 호전했는데 이후 어머니가 암 투병을 하게 돼 어려움을 겪는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들었습니다. 어떻게 도와야 하나 막막했는데 '긴급복지 핫라인(010-4419-7722)'으로 지원을 연결해줄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안산시에 거주하며 다함께돌봄센터를 운영 중인 김미연(43)씨는 지난 1월 암 투병으로 생활이 어려운 2인 가구 소식을 듣게 됐다. 안타까운 소식을 들었어도 해줄 수 있는 것이 없어 어려움을 겪는 와중에, 경기도 긴급복지 핫라인을 떠올리고 제보했고 해당 가정은 긴급복지 생계비와 연료비, 맞춤형 주거급여를 지원받을 수 있었다.
수원시 인계동에서 자영업을 운영 중인 김병진(41)씨도 지난 4월 음식물 쓰레기로 끼니를 해결하는 노숙인을 보고 긴급복지 핫라인에 전화를 걸었다. 그의 제보로 노숙인은 다시서기종합지원센터로 연계돼 시설에서 지낼 수 있게 됐다. 그는 "노숙인이 음식물 쓰레기를 먹는 걸 보고 놀라 긴급복지 핫라인에 제보하게 됐다. 앞으로도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 의식을 가지고 도움될 수 있다면 작은 일이라도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이들처럼 위기 상황에 처한 주변 이웃을 '경기도 긴급복지 위기상담 콜센터'에 제보해 복지 사각지대 해소에 도움을 준 11명에게 26일 경기도지사 유공자 표창을 수여했다.
당초 이날 오전 도청에서 열린 '2023년 제2차 긴급복지 위기상담 활성화 유공자 시상식'에서는 표창 수여식만 예정됐으나, 김동연 지사는 유공자들의 선행과 이웃의 이야기를 전 직원과 공유하기 위해 이들의 목소리를 듣는 시간을 마련했다.
긴급복지 핫라인은 지난해 수원 세 모녀 사건이 발생한 뒤, 김동연 지사가 직접 개설을 지시해 '휴대전화 번호'로 만들어졌다. 당시 김동연 지사는 해당 번호를 도지사 핫라인 번호라며 직접 SNS에 공개, 위기 상황을 보면 즉시 연락 달라고 요청했다.
당시 김동연 지사는 수원 세 모녀 사건 등의 재발을 막기 위한 복지 시스템이 갖춰지기에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핫라인 구축의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살면서 막다른 길에 다다른 분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 전에 연락 한 통만 준다면 어떻게든 그편에서 방법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를 위한 '핫라인'을 꼭 만들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까지 핫라인에는 2천758명의 위기 가구가 접수됐고 이 가운데 2천26가구에 대한 지원이 완료됐다. 더불어 건강보험료 및 전기·통신 요금 체납 등 위기 징후 데이터를 활용해 지난 5월까지 2차례에 걸쳐 6천121가구의 위기 사유를 해소하는 성과를 거뒀다.
김동연, 26일 11명 표창장 수여
위기가구 발굴 선제 대응 핫라인 성과
2천여가구 지원 완료
이날 김동연 지사는 표창장 수여 이후, "수원의 세 모녀께서 여러 가지 어려운 상황에 극단적인 선택을 한 일이 있었다. 그래서 저희가 긴급복지콜을 만들었고 굉장히 많은 분이 전화를 주셨다. 오늘 오신 분들은 이웃의 어려움을 보시고 연락을 주셨고 덕분에 어려움에 처해 있는 분들이 도움을 받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과거와 달리 지속가능한 성장과 발전을 해야 한다. 성숙한 시민의식, 문화, 사회적 자본 이런 것이 축적된 사회여야 지속가능하게 발전하는 사회가 되고 또 선진국이 된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려면 포용과 상생이 어우러진 공동체가 만들어져야 하고 (그런 점에서) 이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이런 정신이 우리 사회에 널리 퍼져나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앞서 김동연 지사는 올해 상반기 긴급복지 핫라인에 제보한 370명 중 가족·친인척 제보를 제외하고 공적·민간 자원이 연결되게 한 54명에게 감사 서한문을 발송했다. 경기도는 공무원 10명을 포함해 연간 30명에게 긴급복지 위기상담 활성화 유공자 포상을 수여할 계획이다.
아울러 경기도는 주변에 어려움을 겪거나 도움이 필요한 이웃을 보게 되면 긴급복지 콜센터(120-0), 긴급복지 핫라인(010-4419-7722), 경기복G톡(카카오톡 채널), 긴급복지 콜센터 누리집(gg.go.kr/welfarehotline)을 통해 제보해 달라고 당부했다.
/신현정기자 go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