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효진 대표
박효진 대보세라믹스 대표는 타일을 건축 자재가 아닌 사람의 공간으로 재창조했다. 2023.7.31 /신창윤기자 shincy21@kyeongin.com

"타일 하나하나에 철학을 담아요."

박효진 (주)대보세라믹스 대표는 타일 하나에도 철학을 담는다. 흔히 타일은 건축자재로 점토(粘土)를 구워 건물의 벽, 바닥 따위에 붙여 치장하는 데 사용한다. 종류도 데코타일, 현관 타일, 욕실(바닥) 타일, 포세린 타일, 대리석 타일, 주방 타일 등 다양하다.

대보세라믹스는 1986년 수원에서 제품을 판매하며 국내 타일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이후 1988년 괴산 공장에 이어 2015년부터는 순창에서 타일의 맥을 이어가고 있다.

박 대표는 타일을 단순 건축 자재로서가 아닌 새로운 공간을 창출하는 요소로 재창조하고 있다. 타일의 역할에 따라 공간이 나뉘고 환경에 변화를 줄 수 있다는 것이 박 대표의 생각이다.

그는 "코로나19로 많은 사람이 집안에서 생활하게 됐고 공간에서 새로운 편안함을 찾게 됐다"면서 "이 가운데 가장 중요한 공간은 바로 화장실이다. 화장실은 편안함과 동시에 사색을 즐기기에 적합한 장소"라고 밝혔다.

어린이 화장실용 '꿈틀타일' 초점
학교·유치원 오감 자극 성장 중요


요즘 건설 경기가 침체기에 있다. 수입 제품은 넘쳐나고 타일의 경쟁력은 더욱 악화했다. 국내 관련 경기는 2015~2016년 정체기를 겪다가 2018년부터는 침체기를 맞았다. 2020년 이후부터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세계적 경제가 나빠졌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미국-중국 무역 갈등 등으로 국내 경제가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박 대표는 타일의 새로운 패러다임에 주안점을 뒀다. 단순 건축 자재로서가 아닌, 공간을 연출하는 타일의 전문성에 역점을 둔 것이다. 대보세라믹스는 공간 타일이기도 한 어린이 화장실용 '꿈틀타일'에 초점을 맞췄다. 꿈틀타일은 어린이들에게 공간(유치원·학교)을 만들어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

박 대표는 "학교와 유치원은 어린이의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공간"이라면서 "어린이들은 무의식 속에 오감 자극을 통해 기초 인지능력, 행동양식, 가치 체계를 형성하는 데, 환경에 영향을 받는다. 화장실은 다른 공간에 비해 가기 싫은 공간으로 인식돼 있다. 딱딱하고 어두운 분위기와 노후화된 시설, 오염된 환경은 어린이들에게 또 다른 스트레스를 받게 한다"고 설명했다.

대보세라믹스 타일
사진은 한옥의 타일 모습. /대보세라믹스 제공

꿈틀타일이 이런 인식을 개선하는데 긍정적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2019년 3월부터 매거진 발간도


박 대표는 2018년부터 타일 회사로는 처음으로 매거진 'Tile(타일)'을 만들었다. 2019년 3월 첫 출판을 시작한 '타일'은 회사의 방향성과 미래 변화를 위한 방안을 담았다. 1년에 2회 정도 발행하며, 현재는 '시즌2'로 6번째 '타일'을 발행했다. 시즌2부터는 강력한 색깔을 표현했다. 컬러는 이제 자신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풀이된다는 게 박 대표의 생각이다.

대보세라믹스는 최근 한옥을 비롯한 문화재, 전시관, 미술관, 사찰, 고택, 민속촌 등의 화장실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박 대표는 "타일은 그저 건축 자재 일부라고 치부할 수 있지만, 사람의 공간을 만들어주는 중요한 역할도 한다"며 "대보세라믹스는 미래 세대에 희망과 용기를 심어주는 회사로 거듭나고 싶다"고 밝혔다.

/신창윤기자 shincy21@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