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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경기도청 1층 로비에서 열린 '용치사진전'. /신지영기자 sjy@kyeongin.com

분단의 부산물로 태어난 용치(2월 7일자 11면 보도=[전쟁과 분단의 기억·(1)] 대전차장애물 '용치')의 의미를 되새기고 근대문화유산으로 보존하자는 취지의 전시가 진행된다.

경기도는 오는 4일까지 수원 경기도청 1층 로비에서 '용치사진전'이 연다. 용의 이빨을 닮았다해서 이름이 붙여진 용치(dragon teeth)는 적군이 침입하기 쉬운 하천이나 교통로에 설치한 콘크리트 구조물로 적군의 전차 침입을 방어할 목적으로 설치된 대전차 장애물이다.

한국에는 1968년 1월 21일 김신조 침투사건 이후 대북 경계심이 높아진 1970년대 주로 설치됐고 50여 년이 지난 현재까지 유지돼 왔다. 경기도엔 32개소(고양 2, 양주 1, 연천 4, 의정부 2, 파주 21, 포천 2)의 용치가 남아 있다.

앞서 경인일보 '전쟁과 분단의 기억' 기획보도를 통해 '용치'의 존재와 가치가 재조명됐다. 과거 군사적 목적으로 설치된 것이지만 한국전쟁과 분단의 상징물로 재해석될 여지가 있고, 희소성과 웅장한 규모를 고려했을 때 군사유산 중 문화유산적 가치가 높다는 점이 주목 받은 것이다.

이번 전시 역시 이런 맥락에서 열렸다. 한국의 분단 상황을 보여주는 특수성을 지닌 근대문화유산으로 인식을 바꿔 우리가 기억해야 할 시설로 남겨두자는 것이다. 해당 전시에서는 용치 뿐 아니라 '전쟁과 분단의 기억' 기획보도에서 보도된 '노르웨이 야전병원 주둔지 막사'(3월 7일자 11면 보도=[전쟁과 분단의 기억·(3)] 노르웨이 야전병원 '노르매시'), '신도제일교회 구 예배당'(4월 18일자 11면=[전쟁과 분단의 기억·(6)] 폐허 위 쌓아올린 신앙 '오산감리교회·이천 양정교회')을 비롯해 캠프 레드클라우드 예배당, 남양주 평화원 등을 소개하며 비지정 문화유산에 대한 관심도 촉구했다.

경기도 문화유산과·경기문화재단 경기문화재연구원은 "올해 용치 사진전을 개최하고 있고 내년엔 전쟁·분단과 관련 있는 문화유산 중 예배당 등을 포함한 미군기지 내 시설, 의료 시설, 보육 시설, 교육시설 등에 대한 전시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해당 전시는 오는 8일부터 서울 전쟁기념관 2층에서 이어지며 9월 파주에서도 열린다.

/신지영기자 sj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