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 폭염 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우려가 나온다. '폭염 경보'가 1주일째 이어지고, 인천지역 누적 온열 질환자 수는 60명에 육박하고 있다.
인천시와 수도권기상청에 따르면 인천은 7월28일부터 8월3일까지 1주일째 폭염경보가 발효 중이다. 지난 10년간(2014년~2023년 현재) 인천에서 폭염 경보가 1주일 넘게 이어진 건 2018년(28일)과 2021년(10일) 두 번에 불과하다. 폭염 경보는 최고 체감온도가 35℃ 이상인 상황이 이틀 넘게 이어질 경우 내려진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당분간 더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이다. 오는 13일까지의 기상청 예보를 보면 인천 등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최고 체감 온도가 33~35℃에 달하는 불볕더위가 이어질 전망이다.
우리나라 대기가 뜨거운 성질의 아열대 고기압인 티베트 고기압과 북태평양 고기압으로 채워지고 있다고 한다. 때문에 한낮에 폭염, 밤엔 열대야가 나타나는 현상이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는 게 기상청 설명이다.
수도권기상청 관계자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한반도 일대에 있고, 오키나와 남측에 있는 태풍 '카눈' 영향으로 따뜻한 공기가 계속 유입돼 폭염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카눈이 오는 6일 정도에 동쪽으로 이동할 전망인데, 그럼에도 따뜻한 공기의 유입은 지속될 것"이라며 "최소 이틀에서 사흘 정도는 현재의 폭염 상황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올여름 누적 질환자 59명 빨간불
13일까지 35℃ 불볕더위 지속 전망
재난안전대책본부 구성 비상근무
올여름 인천지역 누적 온열 질환자는 59명(2일 오후 기준)이며, 현재 입원 환자는 6명이다. 실내외 작업 도중 열탈진, 열경련, 열사병 등의 질환이 생기는 건데, 대부분 50대 이상에서 발생하고 있다. 다행히 사망자는 없다.
인천시는 폭염 경보가 발효된 지난달 28일부터 6개 반 10개 부서로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인천 군·구도 비상근무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인천시와 군·구는 폭염 피해 예방을 위해 무더위쉼터, 폭염 저감시설, 폭염 안심숙소 등을 운영하고 있다. 더위에 취약한 홀몸노인, 노숙인, 건설현장 노동자 등에 대한 안전관리도 강화하고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인천 폭염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시민들의 폭염 피해 예방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행정안전부는 이날 오후 5시 폭염 대응을 위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단계를 2단계로 격상했다. 행안부는 향후 사흘간 일 최고 체감 온도 35℃ 이상인 특보구역이 108개를 넘을 것으로 예상돼 중대본 2단계 격상 요건이 충족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행안부는 지난 1일 폭염 위기 경보 단계를 최고 등급인 '심각'으로 상향 조정하고 중대본 1단계를 가동했다.
행안부는 폭염 대책 추진을 위한 재난안전특별교부세 30억원을 17개 시도에 긴급 교부하기로 했다. 행안부는 뜨거운 낮 시간대 외부 활동 자제와 충분한 수분 섭취 등을 권고하고 있다. → 관련기사 2·5면(경기도 취약계층 보호 '냉방비 긴급 지원금' 169억원 지급 시작)
/이현준기자 upl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