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바지 출근룩,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먼저 입는다면?'

연일 이어지는 폭염 속에 민간 기업을 중심으로 '반바지 출근룩' 열풍이 부는 가운데,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공직사회 '복장 간소화'를 다시 꺼내 들었다. 당초 2019년부터 반바지 착용 등 공무원 복장 간소화가 시행 중이나 보수적인 조직문화 때문에 이를 찾아보기 쉽지 않았는데, 도지사가 직접 복장 간소화를 강조 및 독려하고 나선 셈이다.

최근 하절기 간소화 추진 특별지시
김동연, 복장 간소화 독려나서


김동연 지사는 지난 3일 '하절기 공무원 복장 간소화 추진'을 도지사 특별 지시사항으로 각 실·국에 전달했다. 올여름 무더위가 계속 이어지고 도청 직원들의 보다 쾌적한 근무환경 조성을 위해 반바지 착용 등 복장 간소화가 필요하다는 게 추진 배경이다. 연중에는 공무원 품위유지를 위해 단정한 복장 착용이 권장되지만, 여름에는 반바지 등 개인 취향을 고려해 가벼운 차림을 권장한다는 내용이다. 다만, 과다한 노출이나 지나치게 화려한 반바지, 슬리퍼, 민소매 티셔츠 등의 착용은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경기도는 지난 2019년 7~8월 폭염 기간 반바지 착용을 허용했고 실제 반바지를 입고 출근하는 공무원들의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이보다 앞선 2018년에는 당시 수원시장이었던 염태영 경기도 경제부지사가 "시장부터 반바지를 입겠다"며 반바지 출근룩을 선보였고 1년 뒤에는 수원시청 로비에서 '즐거운 반바지 패션쇼' 행사를 열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것도 한때. 직된 분위기가 강한 공직사회의 반바지 착용은 한해의 이슈가 되기 일쑤였고, 이목이 집중되는 게 부담스러운 공무원들은 사시에서 반바지 출근룩은 자취를 감췄다.

이런 사이 민간기업에서는 반바지 착용 등 여름철 가벼운 옷차림을 지향하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 최근 대한항공 직원이 반바지 입고 출근했다가 뒷말을 들었다는 글을 사내 익명게시판에 올리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반바지 입고 출근하는 건 직원 개인 의사"라며 "누구도 뭐라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일부 기업은 가벼운 옷차림을 사진으로 찍고 SNS에 올린 후, 다음 주자를 지목하는 '챌린지' 방식으로 복장 자율화를 확산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 때문에 경기도에서도 김동연 지사나 고위 공직자가 먼저 반바지를 입고 출근하거나, 일부 기업이 활용하는 '챌린지' 방식을 경기도에 적용하면 좋겠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한편, 다음 주에도 '폭염경보' 수준의 무더위가 이어질 전망이다. 기상청은 오는 13일까지 대부분 지역에서 최고 체감온도가 33~35℃에 달하는 무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신현정기자 go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