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현 칼부림 영장심사
5일 오후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에서 14명의 부상자를 낸 '서현역 차량 돌진 및 흉기 난동' 피의자 최모 씨가 구속 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2023.8.5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전국을 불안에 떨게 한 '분당 묻지마 흉기 난동' 사건(8월 4일자 인터넷 보도=분당 묻지마 흉기난동 피의자, 피해망상 질환 앓은바 있어) 때문에 결국 무고한 시민 1명이 목숨을 잃었다. 흉기 난동을 벌인 피의자 최모(22) 씨는 과거 정신질환 진단을 받아놓고도 최근 3년 간 치료를 유지하지 않아 이번 범행에 이르게 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수원지법 성남지원은 지난 5일 오후 최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열고 "도주 우려가 있다"며 그를 구속했다. 앞서 최씨에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한 경찰이 검찰을 통해 요청한 구속영장 발부를 받아들였다.

2020년 조현성 인격장애 진단 받은 전력 있어
다만, 신원 숨기는 등 일반적 환자 행동과는 달라


최씨는 지난 3일 오후 5시59분께 성남 서현역에 위치한 AK플라자 분당점 1∼2층에서 시민들을 향해 흉기를 마구 휘두른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당초 최씨에게 적용했던 혐의를 살인미수에서 살인으로 변경했다. 부상자 중 1명인 60대 여성이 뇌사 상태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결국 사망하면서다.

경찰 조사 결과 최씨는 지난 2020년 조현성 인격장애라는 정신질환을 진단 받았다. 하지만 이후 약 3년 간 치료를 받지 않고 최근까지도 관련 약물조차 복용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성남 분당구에서 부모와 함께 살던 최씨는 가족과 떨어져 혼자 지내다가 최근 본가로 다시 들어온 걸로 전해졌다.

이에 최씨의 정신이상 증세에 따른 피해망상이 이번 범행으로 이어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이번 범행이 온전히 정신질환에 의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최씨가 범행 당시 자신의 얼굴을 가려 신원을 숨기려 했고, 현장을 벗어나며 흉기를 인근 화단에 버린 점 등을 고려하면 일반적 정신질환자의 행동으로 보기에 어려운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경찰도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면밀한 범행 동기를 조사 중이다. 한편 이번 '분당 묻지마 흉기 난동' 사건으로 인한 사상자는 14명이다. 5명이 최씨가 운행해 돌진한 차량에 치어 다쳤고, 9명은 그가 휘두른 흉기에 부상을 입었다. 이중 11명이 중상자인 데다 일부는 위독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준석기자 joons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