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카눈' 북상 소식에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참가 대원들이 새만금 영지를 떠나 경기도에 자리를 잡았다.
전국 지자체 가운데 가장 많은 1만4천여명의 대원이 경기도에 체류하게 되면서 경기도 역시 전담조직(TF)을 구성하는 등 적극 지원에 나섰다. 잼버리의 성공적인 마무리에 더해, 세계 각국에 경기도를 알릴 기회인 만큼 발 빠른 대응으로 유종의 미를 거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다만 당초 예상과 달리 갑작스럽게 잼버리 대원들이 각 지역으로 이동하면서 별도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대학 기숙사, 연수원을 내줘야 하거나 다수의 인원이 몰리면서 식사 업체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 등 혼선과 우려도 나왔다.
전국 최대 인원 수용… 대응 분주
21개 시군·54개 숙박시설에 분산
"정부 예산 공지 없어" 일부 당황
8일 행정안전부와 경기도, 각 시·군에 따르면 이동하는 대원은 156개국 3만7천여명이며 이 가운데 88개국 1만4천979명이 경기도에 체류한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규모로 수원·용인 등 도내 21개 시·군 54개 숙박시설로 분산 배치됐다.
이날 수원 경기대와 용인 명지대 등에 도착한 잼버리 대원들은 경기도에 머물면서 체험할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를 내비치면서도 갑작스러운 이동에 당황스러워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전날(7일) 밤에 경기대로 도착한 베르구르(16)는 "갑자기 와서 내일부터 어떤 활동을 하는지 정확하게 전달받은 내용은 없지만, 공원을 걸어도 좋고 경기도를 둘러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명지대 생활관에 도착한 클라우디아(35)도 "아직 어떤 걸 할지 모르겠다. 경기도는 처음 와 봤는데 계획을 몰라 기대한다기보다는 당황스럽다"고 했다.
경기도로 이동한 참가 대원들을 수용해야 하는 대학과 기업 연수원 등뿐만 아니라, 정부로부터 예산 등 관련 별도 공문을 받지 못했다며 시·군에서도 난처한 모습이다.
남양주시의 한 대학은 "지자체에서 프로그램을 일방적으로 짜 달라고 요구했다. 대학은 사유재산인데 행정안전부나 교육부, 남양주시 등에서 공문 한 장 없이 말로만 지시하고 있다"면서 "사고라도 발생하면 누가 책임지고 재물 파손이 발생하면 어떻게 보상받는지 걱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더욱이 일부 숙소의 경우 식사 제공이 안 되는 곳도 있어 식사 업체를 확보해야 하는데, 대량 식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식중독 등 사고 발생을 염려해 거절하는 업체들도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 관련기사 3·4·8면(88개국 1만4979명, 야영장 떠나 경기도로 이동)
/지역종합 신현정·김산기자 go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