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전력수급 사상 최초 100GW 돌파
계속되는 폭염으로 전력 수요량이 증가하는 가운데 9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전력 서울지역본부에 설치된 전력 수급 현황 전광판에 현재 전력 사용량과 금일 예상 최대 전력수요가 표시돼 있다. 9일 전력거래소 전력정보 중 '시간별 태양광 추계통계'에 따르면 지난 7일 오후 2∼3시 한 시간 평균 전력 총수요 추계는 100.571GW로 나타났다. 지난 8일 오후 2∼3시에도 한 시간 평균 전력 총수요 추계는 100.254GW로 나타나 연이틀 100GW선을 초과했다. 전력 총수요가 100GW를 넘어선 것은 전력수급 역사상 처음이다. 2023.8.9 /연합뉴스

역대급 폭염이 연일 계속되면서 전력 총 수요가 역대 처음으로 100GW를 돌파한 가운데, 전력 당국이 태풍 '카눈' 북상이 야기할 수 있는 전력 수급 차질에 대비하기 위해 비상 대응 체제를 가동했다.

전력 총수요 역대 처음 100GW 돌파
산업 고도화에 냉방 수요 높아진 점 원인
태풍 상륙 시 설비 고장으로 수급 차질 우려

9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7일 오후 2∼3시께 한 시간 동안 평균 전력 총수요 추계는 100.571GW로 나타났다. 해당 추계는 전력거래소의 전력시장 내 수요와 한국전력공사 직접구매계약(PPA) 및 소규모 자가용 태양광발전 등 전력시장 외 수요를 합한 수치다. 지난 8일 오후 2∼3시께의 평균 전력 총수요 추계도 100.254GW로 알려졌다. 이틀 연속 100GW를 넘어선 셈이다. 그동안 전력시장 외 수요를 포함한 최대 전력 총수요가 100GW에 도달한 적은 없다. 반도체·데이터 산업 등이 고도화된데다 연일 이어진 폭염으로 냉방 가동 시간이 늘어나면서 전력 수요가 급격히 팽창한 결과다.

문제는 태풍이 한반도에 본격적으로 상륙하면 전력 수급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태풍 영향으로 전력 수요는 전반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추정되지만 발전설비나 송·배전설비 등이 강풍, 폭우 등으로 고장나면 이에 따라 전력 수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또 날씨 영향으로 태양광 발전량이 급감하는 상황도 전력 수급에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다. 전력수요 피크였던 지난 7일 태양광 발전량 비중은 전력 총수요 추계의 14.1%에 달한다. 전력거래소 관계자는 "태양광 발전 설비가 매년 늘어나면서 전체 전력량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증가하는 상황"이라며 "태풍 등 날씨 영향으로 발전량이 줄어드는 등 변동성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전력당국은 비상 대응 체제를 가동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관계기관을 화상으로 연결해 '주요 산업·에너지 관련 공공 기관장 긴급회의'를 진행했다. 한전은 전력 예비력 부족 상황에 대비한 단계별 조치사항을 점검하고 태풍 피해 예방을 위한 설비관리 강화와 신속한 복구체계 확립 등에 나섰다. 한전 경기본부 관계자는 "안정적 전력 수급을 위한 신속한 대응을 위해 유관기관 협조 등 관련 협력 체계를 바탕으로 재해 취약지역 점검 및 경과 지역 전력 설비 등을 특별 점검하고 있다"며 "태풍 내습 시 비상 인력을 동원해 비상대책본부 가동 등 긴급 복구 체계에 돌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동한기자 do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