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전쟁은 국제 정치, 경제, 안보 등 다양한 관점으로 바라봐야 합니다."
정재원 국민대학교 러시아·유라시아학과 교수는 9일 쉐라톤 그랜드 인천 호텔에서 열린 새얼문화재단(이사장·지용택) 제434회 새얼아침대화 연사로 나와 이같이 말했다. 이날 주제는 '러시아의 라시즘 독재 권력 강화와 우크라이나 침략과의 관계'였다.
정 교수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해 전쟁을 일으킨 배경을 '라시즘'이라는 신조어로 설명했다. 라시즘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행위를 극우 전체주의 '파시즘'에 빗대어 표현한 단어다. 정 교수는 러시아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중심의 권위주의 체제에서 파시즘 독재 체제로 전환되면서 제국주의, 식민주의로 회귀하고 있다고 봤다.
정 교수는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략 명분을) 선제 타격, 예방 전쟁으로 얘기하고 있지만, 이는 곧 러시아 내부 민주주의 후퇴를 의미한다"며 "(푸틴의) 독재가 외부로 팽창하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는 셈"이라고 했다.
정 교수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주도한 러시아의 내부 연방보안국(FSB) 출신 세력과 푸틴이 주도하는 권위주의 정권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이 파시즘, 스탈린주의적 사회주의, 나치즘, 러시아 제국주의, 러시아 극우민족주의를 바탕으로 독재 권력을 공고화하기 위해 우크라이나를 침략했다는 설명이다. 정 교수는 "푸틴의 싱크탱크, 즉 극우민족주의가 모인 '이즈보르스키 클럽'에서는 이전부터 우크라이나 파괴를 얘기했다"며 "(내부적으로는) 인터넷 차단법, 트랜스젠더 금지법 등을 만들면서 통제를 강화하고, 가정폭력처벌완화법 등을 통해 보수 남성 집단의 이익을 반영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했다.
지용택 이사장은 이날 강연에 앞선 인사말에서 '묻지마 흉기 난동' 사건을 두고 "교육은 우리 국민이 모두 관심 가져야 할 중요한 사안"이라며 "10년, 20년, 30년 뒤 인재를 걱정하며 국민이 함께 관심을 갖고 해결하려는 의지를 다지지 않으면 올바른 교육 정책이 나오지 않는다"고 했다.
/박현주기자 p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