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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시 내 한 근린생활시설 신축 공사현장에서 붕괴사고가 발생해 베트남인 형제 2명이 숨진 가운데 사고 현장에 콘크리트 타설 시 하중을 견딜 수 있게 설치하는 동바리가 미설치 돼 있다./독자제공

안성시 내 한 근린생활시설 신축 공사현장에서 붕괴사고가 발생해 베트남인 형제 2명이 숨지는 등 6명의 사상자(8월10일자 1면 보도=안성 공사현장 붕괴사고… 베트남 형제 2명 숨졌다)를 낸 가운데 현장에 동바리가 설치되지 않아 사고가 났다는 주장이 제기돼 부실 공사 의혹이 일고 있다.

11일 전국건설노동조합 경기도건설지부에 따르면 동바리는 지지대(서포트)를 지칭하는 용어로 최상부 거푸집과 콘크리트 타설의 시공 하중을 하부층이 견딜 수 있게 설치하는 것이다. 국가 표준시방서상에는 30층 이상, 120m 높이 이상 건축물에 콘크리트를 타설하는 거푸집 공사를 진행하면 하부 3개 층에 동바리를 설치하도록 규정돼 있다.

거푸집 공사시 지지대 설치는 필수
천장을 받치는 동바리(지지대)존재
하지 않아… 전문가들, 동바리 미설치
사고 원인 1순위로 꼽아 

그러나 베트남 형제가 희생된 해당 현장에서 천장을 받치는 동바리는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전날 사고현장을 확인한 관계자에 따르면 사고구역과 맞닿아 있는 천장뿐만 아니라 8층 전체 구역에 천장을 받치는 동바리는 설치되지 않았다. 이는 해당 현장이 동바리를 생략할 수 있는 공법인 데크플레이트 공법을 사용했기 때문으로 파악됐다.

이 공법은 공사비 절감과 공기를 단축할 수 있어 건설사가 선호하는 공법으로 알려졌다. 전국건설노동조합 경기도건설지부 측은 동바리를 받친 보와 데크플레이트의 연결이 부실했기 때문에 콘크리트 타설 과정에서 붕괴사고가 발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해 1월 광주 HDC현대산업개발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 당시 동바리가 모두 제거된 것으로 드러나 연쇄 붕괴의 주요 요인으로 지목된 바 있다.

전문가들은 동바리 미설치가 붕괴사고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원호 광운대학교 건축공학과 명예교수는 "바닥 데크플레이트 마다 다르지만, 기존 층에 동바리(지지대)를 설치해 안전 관리를 하다 사고가 난 해당 층에 설치를 안 한 것이라면 분명 문제가 있다"며 "사고와도 연관성이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명기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 교수도 "데크를 받치는 동바리의 설치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하중을 견디지 못해 무너질 수밖에 없다. 최근 아파트 붕괴 사고들로 이런 게 증명됐다"며 "시공사의 잘못은 물론이거니와 작업 계획에 관여하는 감리가 제대로 체크하지 않은 게 문제이기 때문에 현장에 책임이 크다"고 꼬집었다.

함경식 노동안전연구원장 역시 "동바리는 가시설물인데 임대를 한다. 콘크리트가 굳으면 이걸 제거하는데 이 과정이 시간이 많이 걸린다. 해체하고 임대하는 비용도 많이 든다"면서 "이걸 생략하기 위해 만들어진 공법이 데크 공법이다. 데크 공법의 기본적인 구조상의 문제는 없을 수 있는데 시공이 제대로 되는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현장 사무소 관계자는 "(동바리 미설치 관련)동바리가 제대로 설치됐는 지 여부는 우리가 판단할 수 없다"면서 "관련 기관에서 조사가 나오면 확인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전국건설노동조합 경기도건설지부는 이날 오전 11시 베트남 형제 사망사고가 발생한 현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실공사 방지대책 촉구 및 책임자 엄중 처벌을 촉구했다.

/이상훈·조수현·김산기자 sh2018@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