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차 등 긴급차량이 교통신호와 관계없이 경기도 전역을 신속하게 이동할 수 있는 시스템이 전국 최초로 경기도에 도입됐다. 기존 각 시·군에 적용됐던 '긴급차량 우선신호시스템'이 광역단위인 경기도 전역으로 확대된 것이다.
경기도는 16일 파주시 운정119안전센터에서 전국 최초로 도입되는 '광역 긴급차량 우선 신호 시스템' 시연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오후석 행정2부지사와 도의회 이기형 건설교통위원회 부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이날 열린 시연회는 파주시 운정119안전센터에서 고양시 일산백병원까지 우선신호시스템을 적용해 119구급차량이 운행하는 방식으로, 이 구간에 우선신호시스템을 적용한 경우 평균 50% 이상 시간이 감소했다.
긴급차량 우선신호시스템은 위급상황 발생 시 해당 긴급차량이 정지신호를 받지 않고 목적지까지 신속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신호체계다. 교통신호 시스템은 경찰청에서 관리하고 있지만, 소방차량 등이 출동할 경우 교통신호 정보와 차량 위치정보 등을 활용해 우선신호시스템이 자동으로 작동한다.
하지만 현행 긴급차량 우선신호시스템은 시·군 경계를 넘으면 작동하지 않아 문제가 됐다. 시·군마다 다른 교통신호체계와 우선신호시스템을 운영해 긴급차량이 시·군 경계를 넘어야 하는 경우 소속 시·군에서는 우선신호시스템의 도움을 받지만, 다른 시·군으로 넘어가는 순간부터는 사이렌과 경광등의 보조를 받아 운전자가 긴급 이동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이런 문제해결을 위해 경기도는 2021년부터 국토교통부 지능형교통체계(ITS) 공모사업을 통해 경찰청, 소방청, 국정원, 도로교통공단, 경기도소방재난본부와 함께 광역 긴급차량 우선신호시스템 도입을 준비했다.
지능형교통체계(ITS, Intelligent Transport System)는 첨단교통 기술을 적용한 미래형 교통체계다. 이 시스템은 긴급차량(구급차, 소방차, 경찰차 등) 출동 시 교통신호 정보와 긴급차량 위치정보를 실시간으로 분석하여 우선적으로 통행할 수 있게 해주는 기능을 한다.
경기도는 도내 모든 시·군이 함께 사용할 수 있는 표준신호체계를 만들어 각 시·군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경찰청, 소방청과 함께 광역 긴급차량 우선신호에 대한 표준(안)도 만들었다. 이후 첫 시범사업 지역으로 고양시와 파주시를 선정해 이들 지역에 새로운 광역 긴급차량 우선신호시스템을 설치했다.
또한, 경기도는 파주와 고양시를 시작으로 올 연말까지는 안양, 광명 등 경기 남부지역 5개 시에서도 우선신호시스템 시범사업을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2024년에는 10개 시·군을 추가해 적용하는 한편 장기적으로는 전국으로 확산시켜 대한민국 전체가 유기적인 재난 응급체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발전시킬 예정이다.
/신현정기자 go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