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임시국회 첫날인 16일 국회는 파행의 연속이었다. 여야간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묻지마 흉기난동 범죄와 궁평지하차도 참사 보고를 받기 위한 행정안전위원회와 호우 피해 순직 상병 사망사건 외압 의혹을 논의하기 위한 국방위원회 모두 빈손으로 끝났다.
먼저 행정안전위원회는 이날 여당 의원들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등이 불참한 상태에서 진행됐다.
김교흥 행안위원장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오늘 회의는 당초 여야 합의에 따라 궁평지하차도 참사와 묻지마 흉기 난동 범죄에 대해 행안부 장관, 경찰청장과 소방청장, 충북지사와 청주시장 등으로부터 보고를 받고 현안질의를 실시할 계획이었다"며 "이미 합의돼 공지된 의사실정이 있음에도 정부부처 출석 대상자들이 자리에 오늘 참석지 않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여당 간사 이만희 의원은 "여야가 합의한 일정은 맞지만 '잼버리'라는 사태가 벌어졌고 이에 지난 11일부터 잼버리 질의를 위해 김관영 전북지사 출석을 요구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해 부득이 여당 의원들이 나오지 못했다"면서 "일방적인 회의 진행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행안위, 궁평지하도참사 등 질의
與·이상민 장관 등 불참속 진행
여야는 결국 회의장 대신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으로 각각 모였다. 국민의힘 김웅 의원은 이 자리에서 "야당이 오늘 회의가 잼버리가 안건이 아니라고 하지만, 질의를 안 하겠느냐고 하면 하겠다고 했다. 잼버리 질의가 나올 텐데 거기에 행안부 장관만 있고, 김관영 전북도지사가 없는 것은 마땅하지 않다"고 반격했다.
반면 행안위 야당 간사 강병원 의원은 여당이 갑작스럽게 전북도지사 출석을 요구한 것이라며, 우선 오송지하차도 참사 등 현안을 이상민 장관에게 물어보고 김 지사의 출석 여부는 추후 정하자고 했다. 여야 네탓 공방에 현안질의를 기다려온 국민만 속을 끓이게 된 셈이다.
국방위도 野 소집요구에 與 거부
국방위도 파행은 마찬가지였다. 야권 의원들의 소집 요구에 따라 열린 이날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은 "기존 합의된 21일 전체회의에서 현안질의까지 진행하자"며 회의 참석을 거부했다. 이에 현장에 참석한 의원은 민주당 의원들과 정의당 배진교 의원, 국민의힘 한기호 국방위원장만 참석해 회의가 열릴 수 없었다.
국방위원회 야당 간사 김병주 의원은 "국방부 장관과 국방부 차관, 해병대 사령관 수사단장(출석)을 요구했는데 참석하지 않았다"며 유감을 표했다. 그러면서 "해병대 수사단장의 항명과 국방부 직권 남용이라는 두 가지 의혹에 대해 국민적 의혹이 너무나 큰 상황"이라고 시급성을 강조했다.
이처럼 행안위와 국방위의 파행을 두고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는 "합의되지 않은 의사 일정을 정치적으로 (민주당이) 단독 소집을 요구해 파행된 것"이라고 야당 책임을 강조했다.
/오수진기자 nur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