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발표도 못 믿겠는데, 손님들이 (우리 수산물을)믿겠습니까.", "우려를 부추기는 게 더 악영향을 줄까봐 걱정입니다."
22일 오후 찾은 인천 중구 연안부두 인천종합어시장. 상인들은 텔레비전 앞에 모여 일본의 오염수 방류 관련 뉴스에 집중하고 있었다. 상인들은 오염수 방류 영향으로 수산물을 사는 손님들의 발길이 끊길까봐 큰 우려를 나타냈다.
상인 이영숙(57)씨는 "정부에서는 안심하고 수산물을 먹어도 된다고 하지만 손님들이 워낙 불안해한다"며 "몇 개월 전 처음 오염수 방류 이야기가 보도될 때 한동안 손님이 줄었는데, 진짜 방류한다면 손님이 더 감소할 것"이라고 푸념했다.
오염수 방류 전에 젓갈류 등을 대량 구매하는 '사재기'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상인 이용재(52)씨는 "오염수 방류 후에 만드는 젓갈은 못 믿겠다며 젓갈류를 대량으로 사가는 손님이 더 생겼다"고 귀띔했다.
정부 안심해도 된다지만 불안 여전
방류 전 젓갈류 등 사재기 현상까지
내달 15~17일 열리는 수도권 최대 수산물 행사 '소래포구 축제'를 앞둔 인천 남동구 소래포구종합어시장 상황도 비슷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상인은 "최근 크게 오른 물가 등으로 손님 발길이 뚝 끊겼는데, 오염수를 방류하면 다음 달 축제에도 영향이 미칠까 봐 걱정이다. 개인적으로는 우리 정부가 방류를 반대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기도의 경우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경상원)의 파악 결과, 오염수 방류에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도내 '수산물 취급점포'가 무려 1만1천566개소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 가운데 일식 음식점업은 4천500개소, 한식 해산물 요리전문점은 4천900개소, 신선냉동 및 기타수산물 소매업은 1천400개소, 건어물 및 젓갈류 소매업은 660개소다.
바다 밀접 상권 이번 결정 예의주시
"정치권 부추겨 더 악영향" 푸념도
이 때문에 바다와 밀접한 상권과 상인들은 이번 방류 결정을 예민하게,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 경기바다를 품고 있는 어민들은 같은 상황이다.
도내 한 어민단체 관계자는 "어민 입장에선 반대할 수밖에 없다. 일본 어민들도 반대하지 않나. 우리는 (일본 어민과 다르게) 받을 보상도 없다"며 막막해 했다. 다만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상인들과 시민들의 목소리도 있었다.
화성의 한 어시장 상인은 "아직 드러난 게 없는데, 정치권이 우려를 부추기는 게 영업에 더 악영향을 줄까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신현정·변민철기자 go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