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앞 홍범도 흉상 이전 검토
국방부가 육군사관학교 교내뿐 아니라 국방부 청사 앞에 설치된 고(故) 홍범도 장군 흉상에 대해서도 필요시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28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 앞에 설치된 고 홍범도 장군 흉상 모습. 2023.8.28 /연합뉴스

육군사관학교가 홍범도 장군을 포함한 독립전쟁 영웅 5인의 흉상을 이전하려는 계획에 대해 비판 여론이 확산하자 국민의힘은 28일 '철거'가 아닌 '이전'이라며 야권의 비판을 정쟁용 선동으로 반격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역사의식도 없는 정권'이라며 이전 계획을 즉각 취소하라며 날 선 공방전을 벌였다.

국민의힘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홍범도 장군 흉상은 철거가 아니라 (육사에 설치됐던 것을) 독립기념관(으로) 이전(하는) 문제로 알고 있다"며 "국방부에서 육사와 함께 국민적 여론을 감안해 합리적이고 올바른 결정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여당 일각에서도 이전 관련 비판이 나오는 것 등을 염두에 둔 듯, 흉상 이전 문제를 '국방부와 육사의 몫'으로 돌린 대통령실과 보폭을 맞추며 논란과 거리를 두는 모습이다.

당 안팎에서는 흉상 이전 추진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김병민 최고위원은 SBS 라디오에서 "과유불급이라 생각한다"고 했고, 이준석 전 대표는 MBC 라디오에서 "(홍 장군 등이) 공산주의자니까 안 된다고 하면 공산주의자에게 서훈을 했던 박정희 대통령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홍범도 장군 흉상을 철거하는 것은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고, 독립운동의 자랑스러운 역사를 지우는 반역사·반민족적 폭거"라며 "국군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참담한 일이 벌어졌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군의 근간이 되는 육사는 국군의 뿌리인 독립군 정신을 계승하는 것이 그 정체성"이라고 강조했다.

박 원내대표는 "박정희 정부는 1962년 (홍범도 장군에) 훈장을 추서했고, 우리나라 해군 주력 잠수함인 홍범도함은 박근혜 정부에서 진수했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이 나서서 홍범도 장군을 비롯한 독립운동가 흉상 이전 계획을 취소시키기 바란다"며 "이 어처구니없는 일을 벌인 국방부 장관에게 반드시 합당한 책임을 묻겠다"고 덧붙였다.

/정의종기자 je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