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농협 생크림찹쌀떡이 불러온 '떡케팅' 열풍(1월13일자 9면 보도=MZ입맛 사로잡은 할매니얼… '약케팅' 경기 핫플서 신호탄)을 화성 정남농협 크림찹쌀떡이 이어받을 모양새다. 출시 한 달 만에 없어서 못 팔 지경이 될 정도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어서다.
찹쌀떡 안에 팥소 대신 부드러운 크림을 넣은 떡은 이전에도 있었지만, 전국적으로 히트시킨 곳은 전북 익산농협이다. 출시한 지 1년이 된 익산농협 생크림찹쌀떡은 유독 얇은 떡피 안에 부드럽고 풍부한 크림이 가득 들어있다. 냉동실에서 얼린 후 꺼내서 5분 뒤에 먹으면 살짝 녹아 마치 아이스크림을 먹는 듯한 점도 특징이다.
지역 일대에서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더니 금세 전국적 명성을 얻었다. 급기야 떡이 판매될 때마다 경기도와 서울시, 강원도 등에서 익산 매장으로 원정을 오는가 하면 온라인에선 마치 티케팅을 하듯 구매해야 해서 '떡케팅'이라는 단어를 만들어냈다.
익산농협이 지난해 생크림찹쌀떡을 만든 것은 2017년부터 운영해온 떡방앗간의 저변을 넓히기 위한 것이었다. 젊은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한 아이템이 필요했고, 2개월 간의 고민 끝에 출시한 게 바로 생크림찹쌀떡이었다.
'떡케팅' 익산농협 인기몰이 이어
젊은 소비층 정조준 효과 거둬
출시 한달만에 판매량 폭증 인기
오랜 기간 떡을 만들어 판매해온 정남농협의 고민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2008년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지역농업 클러스터 사업자로 선정된 정남농협은 이듬해인 2009년부터 떡 브랜드 '디딜향'을 운영해왔다. 15년 가까이 맛있는 떡을 생산해왔지만, 밥만큼 빵과 면이 익숙해진 젊은 소비자들이 주목할 수 있는 떡은 무엇이 있을지 고민을 거듭했다.
고심 끝에 크림을 넣은 떡을 만들어보기로 했지만 숱한 시행 착오가 이어졌다. 익산농협 생크림찹쌀떡엔 약간의 크림치즈가 가미돼 있는데, 정남농협에선 얇은 피 안에 단순히 크림만을 넣는 시도를 이어갔다. 떡이 버티지 못하고 흘러내리기 일쑤였지만 이를 극복하기 위한 오랜 시도와 노력 끝에 결국 지난 7월 26일 지금의 크림찹쌀떡이 탄생했다.
판매가 개시되자마자 크게 인기를 끌었다. 쫄깃한 떡의 식감을 유지하면서도 안에 있는 식물성 크림이 느끼하지 않고 담백해서다. 일반 찹쌀떡에 카스텔라 가루를 묻힌 크림떡과 쑥 찹쌀크림떡 두 가지다. 특히 쑥떡은 제주 고산쑥만 사용해 맛과 향이 짙은 게 특징이다. 한 팩 안에 두 가지 떡이 모두 들어있어 고루 맛볼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출시 한 달째, 판매량이 넘쳐 생산량이 이를 따라잡지 못할 정도로 호응을 얻고 있다는 게 정남농협 화성웰빙떡클러스터사업단 측 설명이다.
크림찹쌀떡의 판매 활성화는 지역 농부들에게도 큰 힘이 될 전망이다. 익산농협의 경우 지난해 생크림찹쌀떡 출시 직후 찹쌀 소비량이 한 달 평균 1만㎏ 이상으로 증가한 것으로 전해진다. 정남농협 관계자는 "큰 호응을 얻고 있어서 감사하다. 후속작을 준비 중인데, 좋은 제품을 선보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