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가운 인사를 끝마치고 함께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면서 취재원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아까 인사한 가족은 몇 층에 사는 가족이다", "처음 입주했을 땐 신혼부부였는데 이젠 아이들이 둘이나 된다"는 등 가깝게 지내지 않으면 모를 이야기들을 술술 읊었다. 그는 지난해부터 이웃집 천장 곳곳에서 비가 올 때마다 물이 샌다며 대신 제보해 온 취재원이었다.
비슷한 장면은 이전에도 본 적이 있었다. 또 다른 취재원으로부터 걸려왔던 전화였다. 자신이 얼마 뒤면 전셋집에서 쫓겨날 처지인데 옆집에 홀로 사는 어르신이 걱정된다는 이야기였다. 어르신은 가족과도 왕래가 없어 평소 자신이 챙겨왔지만, 이제 이사를 하면 챙길 사람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어르신도 자신처럼 언젠가 집에서 쫓겨날지도 모르는데 치매에 걸려 이 상황조차 모르고 있다며 울먹이는 목소리가 전화기 너머로 들렸다.
이 취재원들은 모두 인천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자다. 이웃을 챙기는 보기 드문 광경은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자를 취재하는 곳에선 꽤 자주 볼 수 있었다. 얼마 전 인터뷰를 위해 만난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대책위원장에게 전세사기 피해 이전과 현재 어떤 것이 가장 달라졌는지 물었다. 그는 "옆집에 누가 살고 있는지 알게 된 것"이라는 의외의 대답을 했다. 서로를 돌보다 보니 다세대 주택이라면 흔히 겪는 주차갈등도 크게 줄었다고 했다.
문득 내 옆집엔 누가 살고 있는지 생각해봤지만 알 수가 없었다. 이들에게서 생각지도 못한 진짜 '이웃'의 모습을 보게 됐다.
/백효은 인천본사 사회부 기자 100@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