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는 태권도가 세계인의 살아있는 문화로 남을 수 있도록 해외 확산, 새로운 경기종목 개발 등을 적극 지원하겠습니다."
지난 1일 장미란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 제2차관은 4일 오전 11시 전북 무주 태권도원에서 열리는 2023년 태권도의 날 기념식 행사를 앞두고 이같이 밝혔다.
태권도의 날은 태권도가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1994년 9월 4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일을 기념하기 위한 법정 기념일이다.
그러나 정작 학령인구 감소에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최근 3년 사이 휴·폐업하는 태권도장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코로나 악재 겹쳐
최근 3년새 전국서 5~10% 문닫아
정부, 진흥법 기반 대책 마련해야
3일 경기도 내 한 태권도장에서 만난 관장 A(50대)씨는 20년째 운영하는데 요즘만큼 힘든 시기는 없었다고 하소연했다. 코로나19 등의 여파로 원생이 눈에 띄게 줄었기 때문이다.
A씨는 "벌써 화성과 수원시에서 태권도장을 운영하는 관장 중 5명이 폐업을 결정했다"면서 "팬데믹 시기 도장을 운영하고자 빌렸던 대출금도 아직 많이 남은 상태에서 금리까지 올라 평생 해온 태권도장 운영을 다시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태권도협회에 따르면 최근 3년 사이에 전국 태권도장 5~10%가 폐업하거나 휴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체부가 공개한 스포츠 산업조사 통계에도 태권도 교육기관 매출액이 2019년 1조2천여억원에서 2020년 6천400여억원으로 절반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2021년 매출액은 7천800여억원 수준으로 전년대비 회복세를 보였지만, 아직 팬데믹 이전으로 돌아가기엔 갈 길이 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태권도 사업은 점차 위축세를 보인다. 용인지역에서 10년간 태권도장을 운영하는 관장 B(40대)씨는 "원생이 30%가량 줄었고 해가 지날수록 계속 감소하는 게 보인다"고 말했고, 수원에 있는 태권도장에서 7년째 아이들을 가르치는 사범 C(30대)씨 역시 "한 반에 아이들이 반 정도 줄었다. 도장이 사범들을 계속 고용할 사정이 안돼 다른 직업을 알아보는 주변 선후배들이 많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대한태권도협회는 이런 문제를 이미 인지하고 있지만, 별다른 구제책이 없다는 입장이다. 대한태권도협회 관계자는 "팬데믹 이후 각 도장의 재정적 어려움을 파악하고 있다"며 "협회 또한 재정상황이 좋지 않아 금전적 지원을 해주기는 힘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태권도 진흥 및 태권도공원 조성 등에 관한 법에 따르면 정부는 필요 시 태권도 단체와 시설에 행정적, 재정적 지원을 할 수 있다고 하는데 지금 시기가 정부의 적극적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김산기자·김지원 수습기자 mountai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