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석부두에서 처분기다리는 불법조업 외국어선8
5일 오전 인천시 동구 만석부두에 서해5도에서 불법조업 단속에 적발·압수된 중국어선들이 계류돼 있다. 중부지방해양경찰청 서해5도특별경비단은 하루 평균 50여척에 불과했던 불법조업 중국어선이 본격적인 꽃게 조업철이 시작된 이달 들어 하루 70여척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2023.9.5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3줄 요약
- 꽃게 조업철 시작됐지만 불법 조업 등 '3중고'에 고통
- 이 상태 유지되면 모든 어민이 적자로 작업에 나가야
- "저렴하게 면세유 공급 등 정부 대책 마련해 줬으면"
불법 조업 중국어선은 여전하고, 꽃게 가격은 떨어지고, 기름값은 오르고 조업하기만 힘들어지네요
인천 옹진군 연평도 어촌계 차재근 계장은 5일 경인일보 전화 인터뷰에서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이달부터 꽃게 조업철이 시작됐지만, 어민들에게는 나쁜 소식만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불법 조업 중국어선들은 가을 꽃게철이 시작되자 어김없이 서해 5도 어장을 침범하고 있다. 중부지방해양경찰청 서해5도특별경비단이 집계한 자료를 보면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에 출몰한 불법 조업 중국어선은 지난달까지 하루 평균 50여 척에 불과했는데, 이달 들어 하루 평균 70여 척으로 늘어났다.

최근에는 중국어선이 드물던 대청지역에서도 불법 조업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백령도 선주협회 장태헌 회장은 "중국어선들은 낮 시간에 NLL 북쪽에서 대기하다 우리 어선이 나가지 못하는 밤만 되면 배에 불도 켜지 않고 몰래 어장으로 내려와 조업한다"며 "중국어선들이 우리 어장을 다 망가뜨리고 있는데,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아 속상하다"고 푸념했다.
꽃게철 시작에도 잇단 나쁜 소식만
중국어선 NLL인근 어장 침범 증가
최근 시작된 일본의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도 어민들의 큰 걱정거리다. 서해 5도 수산물은 영향이 덜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지만, 소비자들이 수산물 구매를 꺼리면서 꽃게 가격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1㎏에 1만원 초반대에 위판되던 꽃게 가격이 가을 어기(漁期) 들어서는 2천500~3천원까지 낮아졌다는 게 어민들 설명이다.

차재근 어촌계장은 "속에 살도 없고 물만 차 있는 '물렁게'가 잡힐 시기여서 9월 초에는 원래 가격대가 높지 않았지만, 예년과 비교하면 꽃게 가격이 더 떨어졌다"며 "그나마 봄에는 어획량이 많아서 괜찮았는데, 이 상태가 유지되면 모든 어민이 적자로 조업에 나가게 생겼다"고 하소연했다.
수산물 기피에 꽃게 가격마저 하락
기름값도 올라 큰부담 대책 목소리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기름값마저 크게 올라 어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이달 들어 어민들이 사용하는 면세유 가격은 1드럼(200ℓ) 기준으로 18만원에서 22만원까지 올랐다고 한다. 한 번 조업에 3드럼을 써야 하는 점을 고려하면 어민들의 경제적 부담은 매우 커진 셈이다.

대청도 선주협회 배복봉 회장은 "오염수 방류와 같은 정치 싸움에 애꿎은 어민들만 피해를 입게 생겼다"며 "정부에서 어민들에게 면세유를 더 저렴하게 공급하는 등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 줬으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