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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국회 본회의 대정부 질문에서 한덕수 국무총리가 답변하고 있다. 2023.9.7 /연합뉴스

한덕수 국무총리가 7일 문재인 정부가 남겨 놓은 국가부채로 인해 긴축 재정을 할 수밖에 없고, 현재 30%대에 갇힌 윤석열 정부의 국정 지지도도 이에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코로나 비상시국의 재정운영을 통해 경제를 성장시켰다고 반박했고, 이태원·오송 참사 등을 거론하며 아무것도 책임지지 않는 정부가 국정 지지도마저도 전 정부 탓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날 국회에서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이 진행된 가운데 정부와 야당은 문재인 정부의 국가부채비율을 두고 격한 논쟁을 벌였다.

민주당 정태호 의원이 점점 떨어지는 경제성장률을 높이기 위해 정부가 재정지출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자, 한 총리는 국정운영의 우선순위에서 경제를 안보·외교에 이어 두 번째로 꼽고 경제분야 중에서도 '재정건전성 회복'을 최우선으로 언급했다. 또 "전 정부가 재정운영을 방만하기 했기 때문에 더 이상 그런 정책을 할 수 없는 것"이라고 맞받았다.

정 의원은 "문재인 정부 1~3년도의 부채 증가율은 그 이전 정부보다 낮다. 코로나19 때 대응하며 국가 부채율이 늘어난 거다. 그래서 경제 잘 살렸다. 윤석열 정부 들어와서 59조 추경은 무슨 돈으로 했나. 코로나 때 경제 살려서 걷힌 법인세 53조원으로 추경한 것 아니냐. 경제 잘 살려줬으면 됐지, 왜 자꾸 전 정부 탓을 하나"고 반박했다.

그러자 한 총리는 격앙된 목소리로 "당시 (세수가) 많았으니 잘 됐다? 아니 문제가 없어야 잘 된 거 아닌가"라며 "국가부채가 400조원에 이르러 재정건전성이 심대하게 타격을 받아 국제사회가 경고한 것이 잘 된 것인가"라고 공세했다. 그러자 민주당 의석에서 항의가 나오는 등 장내가 소란스러워지자 김영주 부의장이 개입하는 상황도 연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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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국회 본회의 경제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경제관련 지표가 화면에 나오고 있다. 2023.9.7 /연합뉴스

또 한 번의 대립은 민주당 위성곤 의원의 질의에서 등장했다.

위 의원이 첫 질의로 육사 홍범도 장군의 흉상 철거를 두고 "1943년 당시 우리 주적은 누구였나"라고 공세하는 등 관련 질의로 한바탕 언성을 높였던 한 총리는, '33~38% 사이에 있는 낮은 국정 지지율은 누구 책임인가'라는 질문에 문재인 정부를 끌어들였다.

한 총리는 경제운영 방식을 언급하며 "국정지지도라는 것이 현재 상황에 대한 것이라면 전 정부가 했던 일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 전 정부가 잘못했으면 그것이 상당 부분 영향을 준다"고 답했다.

사실상 '문 정부 국가 부채로 인해 긴축재정을 해야 했고, 긴축재정으로인해 국정지지도가 낮다'는 논리를 편 것으로 보인다.

이에 위 의원이 "윤석열 정부의 지지도가 문재인 정부 탓이라는 거냐"고 직격하자 한 총리는 "그렇게 말하지 않았다"며 한발 물러서는 듯한 태도도 보였다.

그러자 위 의원은 "한치도 예상에서 빗나가지 않는다. 이태원 참사, 오송 참사, 새만금잼버리 파행 등을 책임지지 않는 정부답다"면서 "윤 정부의 국정지지도가 낮은 건 책임지지 않아서다. 소통하지 않는 일방적 행정 때문이다"라고 꼬집었다. 

/권순정기자 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