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남서쪽에 위치한 옹진군 영흥도 외리에 인천시가 수백억원을 들여 매입한 영흥 에코랜드 부지가 수년째 방치돼 있다. 공공성과 사업성을 갖춘 활용 방안 수립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인천연구원 '영흥 공공사업 추진 부지 활용 방안 연구'를 보면 영흥 에코랜드 부지의 92%는 유수지로 7m가량 물이 차올라 있다. 인천시는 면적 89만486㎡인 이 부지를 '자체 쓰레기매립지 조성' 목적으로 2021년 4월 매입했다.
인천시는 토지 매입 당시 2024년 영흥 에코랜드 조성사업을 착공하는 계획을 갖고 있었지만, 지난해 7월 민선 8기 유정복 인천시장이 취임하면서 자체 매립지 정책은 전면 폐기됐다. 매립지 용도가 아니라면 이 땅의 활용 가치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인천시는 현재까지 영흥 에코랜드 부지 활용 방안을 내놓지 못한 상황이다.
영흥 에코랜드 부지는 일반 개발예정지역과 달리 개발사업을 추진하려면 해결해야 할 걸림돌이 많다. 물이 차 있지 않은 8%의 땅에서 개발을 추진할 경우 활용 계획이 마땅치 않다. 부지 전체를 매립한다면 막대한 사업비가 소요돼 사업성 저하가 불 보듯 뻔하다.
영흥 에코랜드 부지는 접근성이 취약한 것도 약점이다. 에코랜드 부지는 인천 도심에서 경기도 안산과 시흥을 거쳐야 갈 수 있는 영흥도에서도 외곽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인천연구원은 영흥 에코랜드 부지 활용 방안의 전제 조건으로 ▲파편 개발 지양 ▲환경에 악영향을 주지 않는 조건 ▲지역 주민을 비롯한 시민 이익에 부합 ▲민간 참여 시 공익성과 개발이익 확보 등 네 가지를 제안했다.
윤혜영 인천연구원 도시공간연구부 연구위원은 "공공 주도, 공공과 민간의 협력, 민간 투자 등 여러 방안이 있지만 현재로서는 어떤 방안이 딱 적합하다고 결론짓기 어렵다"며 "공공성과 활용성이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인천시가 활용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 관련기사 3면(오락가락 행정에 버려진 약속 … 영흥 주민 '단기 개발계획' 원한다)
/유진주기자 yoopear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