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 12일 차 이재명 대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1일 국회 본청 앞 단식 농성 천막에 누워있다. 2023.9.11 /공동취재

 

11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단식이 12일째로 장기화하면서 자당 내 중진의원들이 나서서 단식 중단을 권유하는 등 출구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이 대표는 단식을 이어가는 채 검찰의 재소환 요구에 응하겠다며 12일 오후 수원지검 출석을 알렸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9시30분 단식 천막에서 진행하는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지 못했다. 이미 전날 교원단체 간담회에 참석한 이 대표는 발걸음과 손짓이 둔하고 느려진 상태였고, 눈의 초점이 없어 보였다.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대신 진행한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 대표의 건강이 심히 걱정된다"며 "많은 당원과 지지자들께서 대표의 단식 중단을 요청하는 문자가 쇄도하고 있다. 대중들의 심리적 연대감도 폭넓게 형성되고 있다. 해도 해도 너무한다는 윤석열 정권에 대한 분노가 폭넓고 두껍게 조직되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중진들 방문 '중단' 권유
李 '고수'… 오늘 수원지검 출석
천막서 연 최고위원회 참석 못해


야당 대표의 단식에 출구가 보이지 않자 민주당 내 중진의원들이 이 대표에게 단식 중단을 권고하고 나섰다.

박병석 전 국회의장을 비롯해 김영주 국회부의장, 김상희 전 국회부의장, 5선의 설훈·안민석 의원, 4선의 김태년·노웅래·안규백·우상호·윤호중·이인영·정성호 의원, 3선의 윤후덕 의원 등 13명은 이날 오전 11시께 이 대표 천막을 찾았다.

박 전 의장은 "이미 단식을 시작한 지 열흘이 넘었고, 건강과 체력에 한계가 온 것 같다"면서 "단기간에 끝낼 문제가 아니니 단식을 끝내고 건강을 회복해 산적한 여러 문제를 해결하자"고 권했다.

그럼에도 이 대표는 이날 오후 다음날인 12일 오후 1시30분 수원지검 출석을 알렸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검찰이 이번에도 조사 내용을 조작하는 등 검찰권을 남용하면 당이 할 수 있는 모든 권한을 사용해 대응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경인지역 한 의원은 "이 대표를 모두 말리고 있지만, 쇠고집으로 버티고 있다"며 "야당 대표가 저러는 상황에도 여당이 비난만 일삼는 상황이 비수로 꽂혀 다음 국회, 다음 정권에도 복수극만 연출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권순정·오수진기자 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