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1차 조서 서명 안했지만… 검찰 "향후 형사절차 진행"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일 오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검찰청에서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의혹 관련 재조사를 마친 뒤 지지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2023.9.12 /최은성기자 [e-mail]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사건 피의자 신분으로 두 차례 진행한 검찰 조사 가운데 지난 9일 마친 1차 조사 관련 조서엔 결국 서명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검찰은 "(이 대표)조사를 마무리하고 향후 형사사법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혀 조만간 구속영장을 신청할 것이란 뜻을 내비쳤다.

12일 이 대표가 수원시 영통구 하동에 위치한 수원지방검찰청에 출석해 2차 피의자 조사를 마치고 나온 뒤 이 대표 측 변호인은 "1차 조사 관련 조서에 대해서는 날인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취재진에게 밝혔다. "(이 대표가 조사에서)진술한 취지가 조서에 제대로 반영 안 된 부분이 있기 때문"이라면서다.

'北 쌀 지원' 내용 등에 이재명 '황당하다' 표현

조서에 잘못된 부분 있어 1차 조서 날인 거부

검찰측 "소환조사 마무리, 형사사법 절차 진행"

변호인은 이에 대해 "오늘(12일) 2차 조서엔 했는데 1차 조서의 경우 검토했으나 날인을 거부했다"며 "예를 들면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북측에)쌀 10만 톤을 지원하기로 한 게 있었고, 이에 이 대표가 '황당하다'는 표현을 한 게 있었는데 그에 대해 조서에 (검찰 임의로)잘못된 게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는 북한에 쌀 10만 톤을 지원하는 내용이 담긴 데다 이 대표가 당시 경기도지사로서 결재한 지난 2019년 6월 13일 자 경기도 공문 등을 지난 9일 1차 조사 때 검찰이 이 대표에 제시한 것과 관련 이 대표가 "참 황당하다. 이화영이 나도 모르게 도지사 직인이 찍힌 서류를 만든 것이고 서류를 가져오니 결재한 것일 뿐"이라는 취지로 답변한 걸로 알려진 데 대한 것이다.

이와 관련 "이 전 부지사가 독자적으로 (대북사업을)했다는 취지"냐는 취재진 질의에 변호인은 "제 운전면허증에 (경찰)청장 직인이 있죠. 그렇다고 경찰청장이 직접 한 겁니까. 아랫사람이 전결권을 갖고 있는데 그렇다고 도지사가 다 하는 건 아니"라고 했다.

이처럼 이 대표가 결국 일부 조서엔 서명하지 않자 검찰은 이날 조사 이후 출입기자단에 "이 대표는 오늘(12일) 조사를 시작하며 지난 9일 열람을 중단했던 1차 조서 열람하겠다고 했으나, 2차 조서 서명 날인 후 1차 조서를 열람하던 중 갑자기 1차 조서는 열람하지 않겠다고 하면서 일방적으로 퇴실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대표에 대한 소환 조사를 오늘로 마무리하고 증거와 법리에 따라 향후 형사사법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준석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