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심들이 유죄로 인정해 징역 30년형을 내린 '화성 니코틴 사건'에 대해 대법원이 "유죄라고 확신하기 어렵다"며 사건을 돌려보내자(7월 28일자 5면 보도='화성 니코틴 살인' 파기 환송… 대법 "유죄 확신 어려워") 검찰이 기존 공소장에도 없던 새로운 주장을 내놓으며 파기환송 재판이 혼란을 겪게 됐다.
피고인인 30대 아내 A씨가 고농도 니코틴 용액을 넣어 먹인 미숫가루 음료, 흰죽, 찬물 중 가장 마지막이었던 찬물이 남편을 사망에 이르게 한 결정적 원인이라는 게 그간 공소사실 요지였는데, 찬물 전후로 흰죽을 한번 더 먹여 죽게 했을 가능성을 뒤늦게 제기한 것이다.
피고인인 30대 아내 A씨가 고농도 니코틴 용액을 넣어 먹인 미숫가루 음료, 흰죽, 찬물 중 가장 마지막이었던 찬물이 남편을 사망에 이르게 한 결정적 원인이라는 게 그간 공소사실 요지였는데, 찬물 전후로 흰죽을 한번 더 먹여 죽게 했을 가능성을 뒤늦게 제기한 것이다.
"피해자 부검결과 위에서 죽 발견
찬물 음용 전후 타서 먹였을 수도"
15일 오전 수원고법 형사1부(고법판사·박선준 정현식 배윤경) 심리로 열린 이 사건 파기환송심 첫 공판에서 검찰은 "대법원까지도 (남편)사인이 니코틴 중독이란 건 명백했고, 피해자 부검 결과 위에서 발견된 내용물 중 (찬물과)흰죽이 그대로 남아있었다"며 "(파기환송 이후)다시 전문가 의견 검토해 보니 아무리 기름기 많은 음식이라도 최대 4시간이면 위에서 배출된다는데, 이 사건에선 (피고인이 먹였다고 한 때보다)7~8시간 지났음에도 위에서 상당량의 흰죽이 발견됐다"고 강조했다.
지금껏 '경구 투여에 의한 급성 니코틴 중독'에 의한 사망으로 부검의 및 전문가 의견이 모인 데다 부검 당시 남편 위에 물과 흰죽이 남아있던 점을 미뤄 아내가 사망 추정시각과 가장 가깝게 먹였던 찬물이 결정적 사인인 것으로 1·2심에서도 인정됐는데, 검찰이 그간 공소사실에서도 제기하지 않았던 새 논리를 뒤늦게 꺼내 든 것이다.
다른 경위 투여 가능성 증거 제시
파기환송심 새 국면 맞을지 주목
재판부가 "공소장 변경이 필요한 것 아니냐"고 하자, 검찰은 "(공소사실과 다르지만)대법원에서 추가 심리하라고 내려온 부분에 대한 의견"이라면서도 "(공소장 변경을)검토하겠다"고 했다. 앞서 대법원은 상고심에서 "A씨가 남편에게 찬물을 준 후 밝혀지지 않은 다른 경위로 남편이 니코틴을 음용하게 됐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었다.
이에 검찰이 이번에 새로 내세운 주장을 향후 공판 과정에서 얼마나 뒷받침할 수 있을지에 따라 파기환송심 판결이 엇갈릴 전망이다. 이어질 재판에서는 검찰이 이와 관련한 증인으로 신청한 A 법의학 교수에 대한 신문, 앞서 A씨 측이 주장한 남편의 자살 가능성에 맞서기 위한 추가 증거조사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
다음 공판은 10월 27일 오후 4시 수원고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김준석기자 joons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