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골프장의 농약 사용량이 2021년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데 더해 EU에서 금지하는 살균제인 '클로로탈로닐' 살포량이 지난해에 비해 30% 넘게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김영진(수원병) 의원이 해마다 골프장 농약사용 실태조사를 통해 그 유해성을 알리고 있지만, 환경부와 농촌진흥청 등 관련부처가 책임을 떠넘기는 사이 환경오염이 방치되고 있다.

김 의원이 20일 환경부로부터 제출받은 '골프장 농약사용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골프장은 21년 기준 545개로, 전년 대비 4곳·0.4%가 늘었다.

하지만 전국 골프장에서 사용한 농약은 총 213t으로 전년대비 5.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단위 면적(1㏊)당 농약 사용량이 급증한 셈이다. 이를 계산하면 21년 전국의 골프장은 단위 면적(1㏊)당 7.18㎏의 농약을 써, 지난해에 비해 4.8% 증가했다.

골프장에서 사용된 농약은 294품목으로 이중 클로로탈로닐이 18.06t이 사용돼 전체의 8.54%를 차지, 가장 광범위하게 사용됐다.

특히 이는 지난해 13.7t보다 31.8% 증가한 것이다. 클로로탈로닐은 DDT와 같은 유기염소제 계열로, 어류의 DNA 손상 등 생태계에 미치는 악영향이 크다고 보고 돼 있어 EU는 2019년부터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전년대비 농약 사용량 5.4% 증가
경기 166곳 중 76곳·인천 9곳 중 6곳
골프장 농약 평균치 초과해
환경부·농진청 남 탓만 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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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1>경기도 소재 골프장 중 1ha당 농약사용량 톱 5 /김영진 의원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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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2>인천 소재 골프장 중 1ha당 농약사용량 톱 5/ 김영진 의원실 제공

경기도 소재 166곳의 골프장 중 평균치인 1㏊당 사용량이 7.18㎏을 넘어선 곳은 76곳이었고, 단위면적당 가장 많은 농약을 친 곳은 광주의 뉴서울컨트리클럽으로, 1㏊당 21.94㎏을 사용했다. (표1참고)

인천시 소재 9곳의 골프장 중 평균치 이상의 농약을 사용한 곳은 6곳이었고, 단위면적당 가장 많은 농약을 뿌린 곳은 인천 서구 소재 인천그랜드C-C로, 1㏊당 18.61㎏을 사용했다. (표2참고)

골프장의 농약이 문제가 되는 것은 맹독성 농약이 강수를 통해 하천으로 흘러들어가 환경을 해친다는 데 있지만, 이를 관리해야할 환경부와 농천진흥청은 서로의 책임으로 떠넘기고 있다.

환경부는 골프장 맹독성 잔류 농약을 검사하는 주무부처지만, 금지 농약 기준 관리는 농촌진흥청이 담당하고 있어, 환경부는 농진청의 농약 위해성 평가가 있어야 규제한다는 입장인 반면, 농진청은 환경부 자체 고시를 통해 사용규제가 가능하다고 책임을 미루는 것이다.

김영진 의원은 "최근 심해진 가뭄과 홍수 등 기상이변으로 골프장 관리가 어려워지면서 농약 사용량이 증가하고 있다"며 "과다한 농약 사용이 토양과 수질 오염으로 직접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정부의 철저한 관리·감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권순정기자 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