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자물가가 지난 7월 이후 두 달 연속 오르고 있는데 8월에는 인상폭이 1년4개월 만에 가장 컸다. 2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생산자물가 상승률이 7월 0.3%, 8월 0.9%를 기록한 것이다. 생산자물가는 올 4월부터 6월까지 석 달 내리 하락하다가 지난 7월부터 오름세로 돌아섰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석유제품 가격이 크게 오른 데다 집중호우와 폭염 영향으로 농산물 공급이 크게 준 탓이다. 국내의 기름값은 지난주까지 10주째 오르고 있어 추석 명절을 앞둔 한국경제에 비상이 걸렸다.
생산자물가는 약간의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되는데 물가상승이 9월 이후에도 계속될 수도 있어 걱정이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95달러에 육박한 터에 지난 19일에는 나이지리산 원유의 현물가격이 배럴당 100달러를 초과한 것이다.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등이 감산을 연말까지 3개월 더 이어가기로 한 때문이다. 미국 셰일오일의 3개월 생산축소 계획은 설상가상이다. 셰일오일 업체들이 빚을 갚고자 생산시설을 줄이려는 것이다. 지난주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다음 분기에 세계 석유공급량이 하루 300만 배럴 이상 부족할 것으로 전망했는데 세계최대 석유수입국인 중국의 생산활동 재개는 또 다른 변수이다. 중국의 최근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좋게 나온 것이다.
국내물가 불안이 고민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14일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 최근 유가 급등세와 환율 변동성 확대 영향으로 물가안정목표인 소비자물가 2% 달성이 불확실하다고 언급했다. 또한 국내 물가가 추가적으로 상승할 경우 인플레이션 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며 조심스러워 했다.
윤석열정부의 올해 목표인 국내 경제의 '상저하고(上底下高)' 달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 11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정유 및 석유 유통업계에 기름값 인상 자제를 당부했지만 실효성은 의문이다. 물가관리를 책임진 기획재정부는 몸이 달았다. 지자체들의 공공요금 인상억제를 위해 특별교부세를 실적에 따라 차등배분하기로 결정했다. 10월말까지 연장된 유류세 인하조치의 추가연장도 고려중이다. 휘발유와 경유의 유류세 인하효과는 각각 ℓ당 205원, 212원인데 59조원의 세수 펑크를 고려하면 조심스럽다. 서민들의 올겨울 나기가 벌써부터 걱정된다. 정부는 물가 불안과 저성장 두마리 토끼를 잡는데 모든 역량을 발휘해야 한다.
[사설] 물가불안과 저성장 두 토끼 잡아야
입력 2023-09-20 19:35
수정 2023-09-20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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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9-21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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