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삼은 예로부터 귀한 약초였다. 원기를 보충할 수 있는 건강 식품으로 정평이 나있었는데 최근엔 면역 증진, 항산화 효과 등도 속속 밝혀지고 있다. 이런 인삼의 본 고장은 개성이다. 고려시대부터 인삼 재배와 유통의 중심에 개성이 있었는데, 그 덕분에 우리나라는 인삼 종주국으로 위상을 드높였다. 개성인삼농협은 현재 포천에 있지만 그 옛날 개성 인삼의 명성을 이어받은 곳이다. 1910년 개성삼업조합이 당시 개성에서 설립된 게 현재 개성인삼농협의 시초로 본다.

예로부터 진귀한 인삼…건강기능식품 홍수 속 농가 고충 ↑
판로 개척 등 역할론 커지는 인삼농협
개성인삼농협 "6년근 인삼만 재배, 철저한 관리에 매진"
10월 13~15일 개성인삼축제 개최, 베트남 시장 개척 타진

한때 가장 진귀한 약재로 여겨져 대체불가능했던 인삼의 위상은 각종 건강기능식품이 활성화되면서 예전과는 달라졌다. 수십년 간 인삼 농사에 매진해온 농부들의 어려움도 갈수록 커지는 추세다. 유가 인상에 따른 자잿값 상승, 농민들의 고령화와 맞물린 인력난은 인삼 농가들의 시름을 나날이 깊게 하고 있다. 인삼은 재배·수확 전반에서 다른 농작물보다 손이 많이 가지만 인삼의 대체재가 늘어나면서 수익은 점차 줄어드는 데서 고충이 비롯된다. 개성인삼농협이 관할하는 포천, 연천, 양평 등의 인삼 농가도 어려움이 크긴 마찬가지다.

이런 상황은 각 인삼농협의 역할론을 키우고 있다. 건강기능식품이 범람하는 지금이야말로 판로 확보가 매우 중요하다는 게 개성인삼농협 측 설명이다. 이에 개성인삼농협은 판로 개척에 특히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개성인삼축제를 벌이는 게 대표적이다. 그간 코로나19 대유행으로 개최하지 못했던 개성인삼축제를 지난해 4년 만에 개최한데 이어, 올해 제8회 행사를 다음 달 13~15일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축제에선 인삼김치를 담가 포천지역 소외계층 등에 나누는 시간도 갖는다는 계획이다. 국내 시장뿐 아니라 해외 시장으로도 눈을 돌리고 있다. 연천군과 힘을 합해 베트남 시장에 홍삼 제품을 판매하는 방안을 타진 중이다.

개성인삼농협 관계자는 "비용과 노력은 많이 들어가는데 수익이 그에 미치지 못해 인삼 농가들이 어려운 상황이다. 원활하게 판매될 수 있도록 하는 게 저희 조합 역할인데, 홍삼 젤리가 유행한다고 하면 홍삼 농축액을 토대로 젤리 형태로 만드는 등 시장 트렌드를 부지런히 좇으면서 판로를 개척하려는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효능이 우수하다고 알려진 6년근 인삼만 재배하고 판매하는 게 개성인삼농협의 특징이다. 판로를 개척하더라도 결국 제품이 좋아야 소비자들의 선택을 꾸준히 받을 수 있는 것인만큼, 품질 관리에도 매진하고 있다는 게 개성인삼농협 설명이다. 개성인삼농협에 따르면 수확한 인삼에 대한 안전성 검사를 철저히 실시해 적합 판정을 받은 인삼만 엄선해 수매하고 있다. 철저한 관리를 위해 계약 재배를 한 농가라도 안전성 검사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으면 사들이지 않고 계약을 해지한다.

개성인삼농협 관계자는 "6년근은 시간이 오래 걸리고 경작하기가 어렵지만 효능은 더 좋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에 6년근만 수매하고 있다"면서 "무수하게 쏟아지는 건강기능식품 시장에서 소비자에게 선택받을 수 있는 좋은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열정을 쏟고 있다"고 밝혔다.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