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는 4일 포털 '다음'의 항저우 아시안게임 응원페이지 여론 조작 의혹과 관련, 범부처 태스크포스(TF) 구성을 지시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다음'의 응원 페이지 여론조작 의혹과 관련해 "총선 6개월을 앞두고 드루킹 시즌2로 번질 수도 있는 중대한 사안"이라고 규정하고 강력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이날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긴급 현안 보고를 받은 뒤 "방통위를 중심으로 법무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문화체육관광부 등 유관 부처와 함께 '여론 왜곡 조작 방지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범부처 TF를 시급히 구성하라"고 지시했다고 국무조정실이 전했다.

이번 포털 조작 사건으로 정치권은 강력 대응에 나서는 모습이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민의힘 간사인 박성중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었고, 김기현 대표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내년 총선을 불과 6개월 앞두고 여론조작 드루킹의 뿌리를 언급하며 여론 조작을 경계했다.

먼저 박 의원은 "특정 반국가세력들이 국내 포털을 기점 삼아 광범위한 여론조작을 하는 것이 만천하에 드러난 것"이라며 "선거를 앞두고 이런 조작행위가 드러났다는 것은 절대 가벼이 볼 사안이 아니다"라며 이번 사태가 선거에서 여론조작이 발생할 수 있다는 개연성을 보여준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번 축구 응원 상황을 본다면 댓글도 충분히 (조작) 될 수 있고, 선거 때 (외부 세력이) 침투할 여지가 있기 때문에 이를 방지할 법과 제도,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기현 당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내년 총선을 불과 6개월 앞두고 여론조작 드루킹의 뿌리가 방방곡곡에 파고 들어가 망동을 획책하고 있다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포털에서의 여론조작은 다른 언론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으로, 유권자인 국민의 눈과 귀를 속여 잘못된 선택을 유도한다는 점에서 대한민국을 부정하는 국기문란에 해당하는 중범죄"라고 꼬집었다.

한편 지난 1일 열린 우리나라와 중국의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8강전에서 국내 포털사이트인 '다음'에서 중국 응원 비율이 91%로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나는 등 비상식적인 일이 벌어졌다.

/정의종기자 je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