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 쌀 수매 가격 결정이 본격화된 가운데, 바로미터가 되는 여주와 이천이 올해도 엇갈린 행보를 보였다.
11일 각 지역농협 등에 따르면 이천농협조합운영협의회는 지난달 26일 올해 쌀 수매 가격을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와 동일하게 주력 품종인 알찬미는 40㎏당 8만원으로 정했다.
지난해 쌀 가격 하락과 소비 축소 등으로 경기도 각 지역농협마다 적자가 컸던 가운데, 이천도 극심한 적자로 지난해엔 쌀 수매가를 낮춰 잡았다. 올해는 쌀 가격은 상승했지만 소비 축소가 여전해 판매가 부진했고 이 때문에 적자를 면치 못했다. 올해도 수매 가격을 내릴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신용사업 등 다른 사업으로 적자를 메워 동결에 이를 수 있었다는 게 협의회 설명이다.
지역 농협들, 적자속 엇갈린 행보
'알찬미' 8만원 '진상미' 8만5천원
여주농민 항의… 김포지역은 올려
반면 여주시농협조합공동사업법인은 올해 쌀 수매 가격을 인하했다. 여주의 경우 지난해엔 수매가를 동결했는데 올해 쌀 판매마저 부진해 적자가 100억원 가량에 이를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수매가 인하 결정이 불가피했다는 게 법인 설명이다. 주력 품종인 진상미의 수매 가격을 지난해보다 5천원 내린 8만5천원(40㎏)으로 결정했다.
이에 여주지역 벼 재배 농민들은 여주시내 지역농협에서 잇따라 결의대회를 여는 등 거세게 항의하는 실정이다. 여주농민회 한 관계자는 "농약, 비료, 경유 등 생산비가 어마어마하게 올라 동결을 해도 농민들이 손해를 본다. 현재 인하된 수매 가격으로 결정되면 소득의 30%가 깎일 처지에 놓인다"고 토로했다.
반면 김포지역 대표 RPC 중 한 곳인 신김포농협RPC는 오히려 3천750~5천250원 인상을 결정했다. 지역마다 제각각 결정이 이뤄지면서 올해 경기지역 쌀 수매 가격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경기도내 한 지역농협 관계자는 "쌀 소비가 줄어드니 지역농협도 어려운 건 마찬가지다. 지켜봐야겠지만 소폭 인하나 동결이 주를 이루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김동한기자 do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