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00여채 빌라 전세보증금 가로챈 '깡통 일당' 2심도 징역 5~8년

항소 모두 기각해 원심 형량 유지

구리, 안산, 수원 등 3천400여 채의 빌라·오피스텔을 보유하고 '깡통전세' 계약을 맺어 70억여 원의 보증금을 가로챈 혐의로 기소된 '빌라의 신' 일당들에게 2심에서도 1심과 같은 징역 5~8년이 선고됐다.

수원지법 형사8부(부장판사·안동철)는 12일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각각 징역 8년, 6년, 5년형을 받은 최모(43) 씨, 권모(51) 씨, 박모(47) 씨 등 피고인들과 검사 측이 제기한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원심에서 내려진 형량이 유지된 것이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이 사건으로)수천 명의 주거 안정을 해했음에도 단지 새로운 기법의 부동산 투자라거나, 단순히 정부 정책의 급격한 변화로 인해 사정이 변한 것 뿐이라고 변명하고 있다"며 "어느 정도 피해 회복이 예상되더라도 결국 피해자들의 피 같은 전세 보증금이 반환 완료되지 않을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피고인들은 법정에 이르기까지 어떠한 반성의 노력이나 조치를 취하지 않고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어 원심의 형이 부당하다고 고려되지 않는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한편 최씨 등 3명은 지난 2020년 4월부터 2021년 2월까지 수도권 일대 오피스텔과 다세대 주택에서 전세 보증금이 매매가를 웃도는 이른바 '깡통전세' 계약을 맺는 수법으로 피해자 31명의 보증금 70억여 원을 가로챈 혐의로 구속 기소된 바 있다. 앞선 수사 과정에서 이들 3명 피고인(임대인)은 '2400'이라는 공통된 휴대전화 뒷번호를 사용하며 총 3천400여 채에 달하는 빌라와 오피스텔을 이 같은 수법으로 매입해 '2400 조직' 및 '빌라의 신'으로 불리기도 했다.

/김준석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