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지도부가 18일 윤석열 대통령을 만나 주요 민생정책에서 "당이 주도적으로 이끌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이후 지도부 진용을 개편한 여당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표심에 영향을 주는 정책 결정에서 주도권을 갖겠다는 뜻으로, 윤 대통령도 사실상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해석된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 그리고 최근 당직 개편으로 임명된 유의동 정책위의장과 이만희 사무총장은 이날 윤 대통령과 오찬 회동을 하며 이 같은 입장을 전달했다. 

 

예정에 없던 이날 오찬에서 윤 대통령과 당 지도부는 약 2시간에 걸쳐 대통령실 청사에서 식사하고 인근 용산공원을 산책했다. 김대기 비서실장과 이관섭 국정기획·이진복 정무·김은혜 홍보수석도 함께했다고 한다.

보선참패후 총선 표심 주도권 잡기
비공개·비정기 당정회의 주1회 제안


당 지도부는 윤 대통령에게 "앞으로 당이 더 주도적으로 민생 관련 정책들을 적극적으로 챙기고, 앞장서 이끌겠다"고 말했다고 이 총장이 전했다.

당 지도부는 또 그동안 비공개·비정기로 열렸던 고위 당정회의를 주 1회로 정례화하자고 제안했고, 대통령실도 이를 수용했다고 이 총장은 덧붙였다.

김은혜 홍보수석도 별도로 브리핑을 통해 "당과 대통령실은 지금 어려우신 국민들, 좌절하는 청년들이 너무 많다"며 "국민들의 삶을 더 세심하게 살피고 챙겨야 한다, 이를 위해서 당정 정책 소통을 더 긴밀히 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고 밝혔다.

앞서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참모들과 함께한 회의에서도 "국민은 늘 무조건 옳다. 어떠한 비판에도 변명을 해서는 안 된다"며 "우리가 민생 현장으로 더 들어가서 챙겨야 한다"고 당부했다고 밝혔다.

尹 "국민 늘 옳다… 비판 변명 안돼
현장 파고들어 더 세심하게 챙겨야"

윤 대통령과 당 4역은 오찬이 끝난 뒤에 대통령실 앞 용산 어린이정원을 함께 걸으면서 소통을 이어갔다.

앞으로 고위 당정회의 참석자와 형식 등에도 다소 변화를 주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당 지도부와 비서실장 이하 대통령실 참모, 그리고 회의 의제와 관련된 장관급 각료들이 참석하는 게 관례였는데, 범위가 확대될지 등이 주목된다.

윤 대통령과 당 지도부의 오찬 회동은 김 대표가 제안하고, 윤 대통령이 이를 흔쾌히 받아들이면서 성사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을 비롯한 참석자들은 오찬과 산책을 하면서 '민생'과 '당정 소통'을 주로 강조했고, 최근 강서구청장 보선 결과나 내년 총선에 대한 대화가 자세히 오가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지난 15일 열린 의원총회에서 나온 의견들을 당 지도부가 간추려 윤 대통령에게 전달했다는 후문이다.

윤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의 오찬 회동 내용이 언론에 공개된 것은 대통령 취임 1주년을 맞은 지난 5월 10일 이후 5개월 만이다. 당 지도부는 전날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 만찬 행사에 참석하기도 했다.

/정의종기자 je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