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이후 '수도권 위기론'이 더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15대 총선 이후 한 번도 이겨 보지 못한 선거 불모지에서 '악전고투'하는 국민의힘 당협 위원장이 있어 지역 정가에 화제다. 역대 선거에서 단 한 번도 국민의힘(보수당)에서 의석을 내지 못한 안양동안갑 선거구의 임재훈 전 의원이다.
임 전 의원은 비 내리는 19일 아침에도 우산을 받쳐 들고 거리로 나서 출근길 시민들에게 3시간여 동안 인사를 했다. 매일 3시간 반씩 8개월간 지하철역 입구에서 "좋은 하루 되시라"라며 출근 인사를 하다 보니, 이제 10명 중 8명은 지나가다 손 인사를 하거나 덕담을 건네기도 하고, 때론 아시스 커피, 박카스 등 음료를 갖다 주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보수 불모지 안양동안갑 출마 임 전 의원
안양 인덕원역 등 아침마다 시민들 만나
덕담·음료 사들고 오는 사람들도 늘어나
김한길 통합위원장 비서실장 역할 수행
현재 원외 정치인으로 대통령 소속 국민통합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지난 3월 초부터 안양 인덕원역과 범계역, 평촌역에서 아침마다 시민들을 접하고 있다. 총선이 6개월 이상 남았는데, 매일 아침 거리 인사를 하는 곳은 안양동안갑 선거구가 유일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 전의원은 지난 8월까지 대통령 직속 제1기 국민통합위원이었지만 김한길 위원장의 오랜 참모로서 수시로 만나 여전히 보좌활동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강서구청장 참패 후 당 쇄신을 위해 김한길 위원장의 중용설이 나오면서 그의 역할도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 1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민통합위원회 만찬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통합위 활동을 평가하면서 김한길 위원장을 극찬한 데 대해 김 위원장의 '등판'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했다.
국민의힘은 조만간 혁신위원회를 띄워 당 쇄신에 나설 예정이다. 그는 "대통령께서 김한길 대표를 극찬한 이유는 총선에 있어 중도 확장 능력이 있고, 민주당 대표까지 지낸 김 위원장이 상당히 중요하고 핵심적인 역할을 할 거라는 메시지로 느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의미로는 당 지도부와 대통령실 참모, 장관들이 다 모인 자리에서 국정 기조의 전환을 예고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당 안팎에서는 선거 기획과 전략에 밝은 김 위원장의 역할에 대해, 혁신위원장, 공천관리위원장 등의 자리를 맡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국무총리 후보설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정의종기자 je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