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혁신위원장으로 '푸른 눈의 한국인'이라는 별칭으로 잘 알려진 인요한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세브란스병원 교수가 23일 임명됐다.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이후 당내 분열과 갈등을 수습하고 쇄신을 집도할 수 있는 인물로 기대된다는 긍정적 평가가 다수인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김은경 혁신위처럼 이름뿐인 혁신위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일부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인요한 혁신위에 힘을 실으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당내에서도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중도층 외연 확장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인요한 혁신위가 민주당의 김은경 혁신위처럼 '쓴맛'을 보지 않으려면 말뿐이 아닌 실제 '전권'을 부여하고 독립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지에 달렸다는 평이 많다.
"민주 김은경처럼 '쓴맛' 안보려면
말뿐 아닌 '전권' 독립활동 해야"
지도부, 힘 실어주며 기대감 표출
인 "와이프·아이 빼고 다 바꿔야"
인 위원장은 취임 일성으로 통합, 변화, 개혁을 제시했다. 그는 "생각은 달라도 사람은 미워하지 말자는 통합을 추진하려 한다. 부인과 아이를 빼고 다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총선을 앞둔 만큼 인 위원장이 공천 규정까지도 손 볼지도 관건이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BBS 라디오에서 "혁신위가 공천 룰 변화까지 당의 모든 부분에 대해 국민 눈높이에 맞게 바꿀 수 있다면 그렇게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19세기 개항기 한국에 온 미국인 선교사 유진 벨의 증손자로 전남 순천에서 태어나 연세대를 졸업, 1991년부터 32년간 세브란스병원 국제진료센터 소장을 맡고 있다. 의대 재학시절 5·18민주화운동 현장에 잠입해 통역을 맡고 현 119구급차의 모태가 된 '한국형 구급차'를 개발한 인물이기도 하다.
북한의 결핵 퇴치와 국가보훈처 정책자문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보훈처의 보훈부 격상 추진에도 이바지했다. 정계에 발을 들인 적은 없으나 동교동을 여러 차례 드나들며 김대중 전 대통령을 치료하는 등 생전 DJ와 친분이 깊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종·김우성·오수진기자 nur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