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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 팔달구 '파비오더리미티드'가 입주를 앞두고 극히 일부 세대만 잔금을 납부한 것으로 나타나 공실 상가 전락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파비오더리미티드의 공실 중인 상가들. 2023.10.30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옛 백화점 부지에 지어진 '파비오더리미티드'가 정부의 규제로 오피스텔이 아닌 생활숙박시설(이하 생숙)로만 이용 가능해지자 소유주들의 반발(10월24일자 7면 보도='사기 분양' 논란 휩싸인 수원 인계동 파비오더리미티드)을 사고 있는 가운데 전체 가구 중 극히 일부만 잔금 납부를 완료한 것으로 나타나 '불 꺼진 유령 상가'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30일 파비오더리미티드 입주안내팀에 따르면 지하 1층부터 지상 5층 일부가 상가구역으로, 총 315호실이다. 이날 현재 문을 연 곳은 휴대폰을 판매하는 매장이 유일하다. 지상 7층부터 17층은 생숙으로 총 185호실 가운데 잔금을 완납한 곳은 14호실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생활숙박시설 185호실중 14곳만 잔금
상가도 315곳중 1곳만 문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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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 팔달구 '파비오더리미티드'가 입주를 앞두고 극히 일부 세대만 잔금을 납부한 것으로 나타나 공실 상가 전락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파비오더리미티드의 공실 중인 상가들. 2023.10.30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며칠 전 기자가 1층 출입문을 통해 건물 안으로 들어서자 높은 층고의 중앙공간이 나왔다. 2개의 중심통로와 연결된 이곳에는 검은색 원기둥이 4층까지 솟아 있었고, 그 옆에는 빨간 선 위에서 사람들이 공을 갖고 노는 모습의 조형물이 있었다.

현장에서 만난 관리소장은 "검은색 '미디어파사드'에서는 영상 광고가 흘러나오고, 공은 자동으로 돌아갈 예정"이라며 "지금은 휑해서 켜놓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거대한 조형물을 둘러싼 상가 곳곳에는 '00부동산', '임대문의', '소유주 직거래' 등의 포스터가 다닥다닥 붙어있었다. 건물 밖 인도를 향해 길게 늘어선 상가도 상황은 비슷했다.

입주안내팀 한 관계자는 "상권을 타지 않는 오피스(업무시설)는 좀 낫지만, 상가건물은 90% 이상 공실"이라며 "원래 입주지정기간에는 사람들이 몰려들어 인테리어를 하느라 시끌벅적한데 이곳은 조용하다 못해 적막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해당 건물 7층에 있는 입점지원센터 역시 부동산 관계자만 있을 뿐 잔금을 치르고 키를 받는 이들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오피스텔 불발에 소유주 반발
일부 '호텔 운영' 법인 설립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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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 팔달구 '파비오더리미티드'가 입주를 앞두고 극히 일부 세대만 잔금을 납부한 것으로 나타나 공실 상가 전락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파비오더리미티드의 공실 중인 상가들. 2023.10.30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주거가 가능한 오피스텔에서 생숙으로만 사용 가능해지면서 일부 소유주들은 호텔 운영을 계획하거나 잔금을 거부하는 등의 단체행동을 도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유주는 "신용문제 때문에 그냥 잔금 대출을 실행하려고 하는데 완전히 울며 겨자 먹기다"라고 말했다.

마이너스피까지 붙여 분양받았다는 또 다른 소유주는 "잔금을 거부해보려 하지만,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했다. 이와 관련 분양 대행사 관계자는 "경기가 좋지 않다 보니 이럴 때는 더 힘들다"며 "하루아침에 나아지지는 않는다. 지금도 문의는 오고 있다. 메가박스가 들어오면 좀 나아질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일부 소유주들은 자체적으로 호텔을 운영하기 위해 법인을 설립하기도 한 것으로 파악됐다.

/목은수기자 woo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