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핼러윈 불금' 붐비는 홍대 거리
핼러윈 데이를 앞두고 시내 번화가에 인파 밀집이 예상되는 가운데 27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 거리가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2023.10.27 /연합뉴스

159명의 꿈과 목숨을 앗아 간 이태원 참사 이후 통신사 기지국 정보를 활용한 인파관리시스템으로 제2의 참사를 막으려 지방자치단체들이 나서고 있지만 아직 실효성을 나타내진 못하고 있다. 어느 정도를 과다한 인파 밀집으로 볼지 명확한 기준이 없고, 시스템으로 추출된 정보를 경찰·소방과 공유하는 체계마저 구축되지 않았다.

29일 행정안전부와 경기도 내 지자체 등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27일 통신사(SKT, KT)에 가입된 휴대전화가 전국 곳곳 기지국에 접속한 정보를 활용한 인파관리시스템 시범운영에 나섰다.

각 기지국이 주고받는 휴대전화 위치 정보(GPS)로 구역별 인파 밀집(급증)도를 분석하는 시스템이다. 실시간 분석되는 밀집도가 특정 지역과 구역별로 미리 설정해 둔 기준치를 초과하면 경보 알림이 나타나고, 이를 경찰·소방 등 관계기관에 전파해 인파 안전사고를 예방하려는 목적이다.

전국에서 가장 먼저 이 시스템을 운영한 건 성남시다. 과거 코로나19 사태 때 활용했던 기지국 정보를 응용해 지난 1월부터 정식 운영 중이다. 경기도도 똑같이 벤치마킹해 11월부터 시범운영에 나선다.

하지만 이를 운영하는 정부 부처와 지자체는 모두 시스템으로 추출된 인파 정보의 경찰·소방 공유체계를 구축하지 못하고 있다. 시스템 운영 주체로부터 계정만 받으면 언제든 접속해 인파 정보 확인이 가능하나, 실질적으로 정보를 주고받을 운영 주체와 관계기관 간 체계가 갖춰지지 않은 것이다.

또 실시간으로 분석되는 수많은 정보 중 얼마만큼 인파 밀집·급증 수준을 초과한 정보를 경찰·소방 등에 전달할지 결정할 기준이 없다. 행안부가 최근 '현장 인파 알고리즘 기준 마련을 위한 연구용역'을 통해 관련 기준을 마련했으나 아직 다른 지자체 등 시스템 운영주체에 전파할 수준엔 이르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남시 관계자는 "지자체 내부적으로는 인파관리시스템 정보를 재난안전 부서에 공유하는 등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면서도 "명확한 인파 위험도 기준이 없어 일반 시민이나 경찰·소방 등에 공유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용역을 통해 나온 위험도(알고리즘) 기준은 있지만 추가 보정이 필요하다"며 "시스템 시범운영 기간 쌓일 경험치까지 반영해 개선된 기준을 향후 외부 기관에 전파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석기자 joons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