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1주기 시민추모대회<YONHAP NO-3472>
29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1주기 시민추모대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홍익표 원내대표,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묵념하고 있다. 2023.10.29 /연합뉴스

10·29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지 29일로 꼭 1년이다. 참사 1주기를 맞아 서울을 비롯한 전국 곳곳에서 희생자와 유가족을 위로하고 진상규명과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추모대회가 진행된 가운데 여야 정치권은 한목소리로 애도했지만, 대응 마련 기조는 달랐다.

여당은 안전관리 책임 소재를 규정한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개정안 처리를, 야당은 진상조사 기구 설치가 핵심인 '이태원 참사 특별법' 제정에 무게를 뒀다.

'추모대회' 서울광장 7천명 운집
尹 대통령 '정치 집회' 판단 불참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는 이날 용산구 이태원역 1번 출구에서 4대 종교 기도회를 시작으로 참석자들과 함께 용산 대통령실 앞, 삼각지역 등을 지나 본 추모대회가 열리는 시청역 5번 출구까지 행진했다.

'기억, 추모, 진실을 향한 다짐'을 주제로 열린 추모대회에는 이태원·세월호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정의당 이정미·기본소득당 용혜인·진보당 윤희숙 등 야 4당 대표와 지도부가 참석했다. 국민의힘에서는 인요한 혁신위원장, 유의동 정책위의장, 이만희 사무총장이 개인자격으로 참석했으며, 윤석열 대통령은 '정치 집회' 성격이 짙다고 보고 참석하지 않았다. 경찰 추산에 따르면 7천명 이상이 이날 서울 광장에 모였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의 외침
10·29 이태원 참사 1주기를 맞은 29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인근에서 시민추모대회 사전행사로 열린 4대 종교 기도회에서 유가족 및 참석자들이 이태원 참사 특별법 제정 및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2023.10.29 /연합뉴스

이정민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서울 도심 한복판 그 좁은 골목에서 일상을 살아가다가 159명이 별이 되어 사라진, 그곳에서 살아남은 사람들, 평생 지우기 힘든 트라우마를 남긴, 그 트라우마에 고통받는 모습을 지켜봐야만 하는 가족들, 당연하다고 믿었던 일상의 안전에 대해 의심을 품게 된 이 참사를 기억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우리에겐 특별법만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며 "특별법은 참사 원인과 재발방지를 논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법안이고 참사 트라우마를 이겨낼 수 있는 법안이기도 하다. 참사에는 여야가 없다. 진정성 있는 자세로 특별법 통과에 힘을 보태달라"고 촉구했다.  

 

■ 여야 정치권 안전관리 해법 두곤 온도차

여 "국가안전시스템 개편 노력"
야 "진상 규명·특별법 제정을"


이날 삼청동 총리 공관에서 열린 당·정·대 협의회에서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정부와 더 긴밀히 협의해나가겠다"고 했고, 윤재옥 원내대표는 "행정안전부를 중심으로 국가안전시스템을 근본적으로 개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국민이 안심하고 신뢰할 수 있는 대책이 나오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반면 야권은 책임자 처벌과 함께 더딘 진상규명 촉구와 이태원 참사 특별법 통과를 약속했다.

이재명 대표는 추도사에서 "다시는 국가의 무능과 무책임으로 국민의 생명이 헛되이 희생되지 않도록 민주당이 앞장서겠다"며 "이태원 참사 특별법의 신속한 통과로 진실을 밝히고, 책임을 묻고,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정미 대표는 "대통령이 사죄의 마음을 담아 앉아야 할 빈 의자가 가슴시리다. 정치인의 한사람으로 다시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며 "여기 모인 저희는 진상조사 책임자 처벌을 향한 중단없는 노력으로 반드시 진실 규명과 재발방지를 이뤄내겠다"고 약속했다.

용혜인 대표는 "참사의 진실을 밝히고자 험난한 길을 함께 걸어온 우리 모두의 시간을 끝끝내 기억하겠다"며 "여기 모인 우리 모두가 함께 변화를 만들어가자. 21대 끝나기 전 이태원 참사 특별법 반드시 통과시키겠다"고 했다. → 관련기사 6면([이태원 참사 1주기-현장르포] 핼러윈데이 현장에선…)

/정의종·오수진기자 nuri@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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