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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3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3 대한민국 소상공인대회 개막식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 2023.11.3 /대통령실 제공

지난 2020년 10월 처음 수원시 영통구에서 한식집을 연 A씨는 정부가 최근 코로나19 재난지원금의 환수를 면제키로 결정했다는 소식을 듣고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당시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재난지원금을 신청했었지만 전년도 매출이 없고 오픈 효과로 인해 매출이 올라 지급을 받지 못했었던 일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다른 자영업자들처럼 매출 감소를 겪지 않기 위해 직접 음식 배달을 하고 종일 영업하다시피 해 매출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인데, 지급 대상자에서 제외됐던 것을 지금도 이해할 수 없다. A씨는 "물가 및 대출 금리 상승 등으로 자영업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지원금 환수 면제는 환영할만한 일"이라면서도 "당시 대상에서 제외된 소상공인들도 적지 않아 '역차별 논란'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정부가 자영업자 차별 정책을 계속할까봐 두려운 마음"이라고 했다.

재난지원금 환수 면제에 대다수 소상공인 "환영"
당시 못 받았던 자영업자들은 "씁쓸"
'소상공인대회' 참석한 尹 "소상공인 저리융자 지원"


정부가 코로나19 대유행 시기에 소상공인·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지급한 재난지원금을 환수하지 않기로 전격 결정했다. 대다수의 소상공인·자영업자는 환영의 입장을 나타냈지만 지급 당시에도 '역차별 논란'이 있었던 만큼, 당시 재난지원금을 받지 못했던 자영업자들 사이에선 소외감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런 가운데 오는 5일 '소상공인의 날'을 앞두고 정부는 소상공인의 금융 부담 완화를 위해 저금리 대출로 바꿔주는 특단의 지원 대책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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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3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대한민국 소상공인대회 개막식에서 격려사를 마친 뒤 어퍼컷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2023.11.3 /연합뉴스

정부가 환수하지 않기로 결정한 재난지원금 규모는 총 8천억원이다. 지난 2020년과 2021년에 소상공인들에 각각 100만원씩 지급됐던 것인데, 이번 결정으로 총 57만여명이 혜택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 역시 '소상공인의 날'을 앞두고 3일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2023 대한민국 소상공인 대회'에 직접 참석해 "코로나 시기 선지급한 재난지원금에 대해 8천억원 환수금을 전액 면제할 것"이라고 재차 말했다.

소상공인들은 이번 정부 결정에 환호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정부의 면제 결정 후 논평에서 "제14차 고위당정협의회가 코로나19 팬데믹때 선지급된 재난지원금에 대한 환수를 백지화한 결정을 환영한다"며 "복합 위기에 처한 소상공인에게 위안이 되는 바람직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당시 재난지원금을 받지 못해 역차별 논란을 제기했던 자영업자들은 이번 환수 결정에 씁쓸하다는 반응이다. 당시 정부는 전년도에 비해 매출이 감소한 소상공인·자영업자 또는 간이과세자들을 대상으로 재난지원금을 지급했다. 그 당시 창업한 자영업자 등은 전년도 매출 증빙이 어려워 대상에서 제외됐다. A씨와 같은 이들 소상공인은 정부의 보편적 지원을 촉구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대한민국 소상공인대회에 역대 대통령 중 처음으로 참가한 윤 대통령은 소상공인의 금융 부담 완화를 위한 저리융자 자금 4조원을 내년 예산에 반영하고, 저금리 대출로 바꿔주는 특단의 지원 대책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31일 내년 예산안에 대한 국회 시정연설에서도 "12만명의 소상공인에 저리 융자를 제공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또 소상공인들의 에너지 비용 부담 등을 줄이기 위해 가스 요금 분할 납부제를 실시하고 노후화된 냉·난방이 6만4천개를 교체토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서승택기자 taxi22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