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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석 사회부 기자
서울 강서부터 인천 미추홀, 대전, 화성 동탄, 구리 등에 이어 최근 수원까지. 발생지를 모두 기억하기 힘들 만큼 대규모 전세사기나 깡통전세에 따른 피해나 우려 사례가 계속 나오고 있다. '전세사기 의혹'이라는 똑같은 꼬리표를 달고 여기저기 모습을 드러내는 사례들의 등장 순서와 지역은 제각각이지만 누구나 알고 있듯이 이들에겐 일관된 공통점이 있다.

멈출 줄 모르던 주택 매매가 상승세가 주춤해진 지난해 하반기. 그전까지 계속된 부동산 시장 호황에 힘입은 임대인 등 투자자들의 각종 투기에서 비롯됐다는 점이다. 이후 꺾일 줄 모르던 상승 곡선이 미끄러져 내려가자 한때 무모했던 투자자들은 그제야 몰아치는 세금 체납, 쌓여가는 은행 이자, 온데간데없는 신규 세입자 등 문제를 맞닥뜨린다. 미리 알았는지 몰랐을지, 무책임한 임대인들은 수습 불가 수준의 채무를 쌓아놓고 난 뒤에야 이를 임차인들에게 떠넘기고 잠적한다.

이상한 건 누구나 이 같은 사례가 왜 멈추지 않는지 다 알면서, "언제 어디서든 또 나올 거"라고도 말하면서, 정작 그 피해 가능성을 전수조사해 단 하루라도 미리 대응하도록 해줄 행동에 나서진 않는다는 것이다. 일찌감치 임대인에게 '배신 통보' 당해 피해를 눈앞에 둔 임차인들을 위한 지원책에만 몰두할 뿐 당장 내일이라도 추가로 나타나 새로운 피해 지원책을 요구할 임차인들을 미리 찾아내는 데엔 관심이 없다.

이미 앞날이 캄캄해진 피해자들을 구할 지원책을 찾지 말자는 게 아니다. 이들을 돕는 변호사들이 하나같이 "보증금 전부를 돌려받긴 사실 어렵고, 절반이라도 받으면 다행"이라는 안타까운 현실을 숨기지 않는 만큼 추가로 나타날 수 있는 예비 피해자들 피해만큼은 최소화할 방법도 찾자는 것이다.

정부·지자체, 관계기관들은 이미 예비 피해자들과 계약 맺은 임대인들의 실거래자료, 피해 가능성 있는 다주택자들 정보, 거액의 근저당이 잡힌 건물들의 자료를 모두 갖고 있다.

/김준석 사회부 기자 joons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