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멈출 줄 모르던 주택 매매가 상승세가 주춤해진 지난해 하반기. 그전까지 계속된 부동산 시장 호황에 힘입은 임대인 등 투자자들의 각종 투기에서 비롯됐다는 점이다. 이후 꺾일 줄 모르던 상승 곡선이 미끄러져 내려가자 한때 무모했던 투자자들은 그제야 몰아치는 세금 체납, 쌓여가는 은행 이자, 온데간데없는 신규 세입자 등 문제를 맞닥뜨린다. 미리 알았는지 몰랐을지, 무책임한 임대인들은 수습 불가 수준의 채무를 쌓아놓고 난 뒤에야 이를 임차인들에게 떠넘기고 잠적한다.
이상한 건 누구나 이 같은 사례가 왜 멈추지 않는지 다 알면서, "언제 어디서든 또 나올 거"라고도 말하면서, 정작 그 피해 가능성을 전수조사해 단 하루라도 미리 대응하도록 해줄 행동에 나서진 않는다는 것이다. 일찌감치 임대인에게 '배신 통보' 당해 피해를 눈앞에 둔 임차인들을 위한 지원책에만 몰두할 뿐 당장 내일이라도 추가로 나타나 새로운 피해 지원책을 요구할 임차인들을 미리 찾아내는 데엔 관심이 없다.
이미 앞날이 캄캄해진 피해자들을 구할 지원책을 찾지 말자는 게 아니다. 이들을 돕는 변호사들이 하나같이 "보증금 전부를 돌려받긴 사실 어렵고, 절반이라도 받으면 다행"이라는 안타까운 현실을 숨기지 않는 만큼 추가로 나타날 수 있는 예비 피해자들 피해만큼은 최소화할 방법도 찾자는 것이다.
정부·지자체, 관계기관들은 이미 예비 피해자들과 계약 맺은 임대인들의 실거래자료, 피해 가능성 있는 다주택자들 정보, 거액의 근저당이 잡힌 건물들의 자료를 모두 갖고 있다.
/김준석 사회부 기자 joons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