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경찰은 김길수가 다세대주택 등 부동산 2채의 임대인으로서 임차인과 조만간 예정됐던 1억 5천만 원 규모 잔금수령 등 임대차 계약 마무리를 위해 도주했을 가능성까지 열어놓고 수사하고 있다.
7일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4일 구속 상태에서 도주했다가 검거된 김길수는 7일 오전 0시께부터 진행된 첫 경찰 조사에서 "화장실을 다녀오다가 우발적으로 도주했다"며 범행 계획 가능성에 대해 부인했다. 서울구치소 수용 전 서울서초경찰서 유치장에 있을 당시 식사 과정에서 플라스틱 재질 숟가락 일부를 삼킨 이유에 대해서도 "감옥 가는 것보다 죽는 게 낫다고 생각해서 그랬다"고 주장해, 의도적으로 병원에 입원하기 위한 행동 아니었냐는 의심 역시 일축했다.
하지만 경찰은 김길수가 우발적이 아닌 계획적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경기남부경찰청 관계자는 이날 오전 진행한 김길수 검거 관련 백브리핑에서 "(김길수가)체포되기 전 자신이 소유한 다세대주택에 대한 임대차 계약을 맺었고, 오는 10일 잔금 1억 5천만 원을 받기로 돼 있었던 사실을 정황 조사로 확인했다"며 "이 자금을 챙겨 향후 (특수강도 사건)변호사비로 쓰려는 계획 아니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경찰 조사에서 김길수가 임대차 계약 관련 진술을 했는지에 대해선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이어 "첫 조사에선 병원 탈출 후 검거에 이르기까지 도주 경위를 중심으로 했고, 향후 조사에서 나머지 수사를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경찰에 따르면 김길수는 특수강도 혐의로 서울서초경찰서에 체포되기 이전인 올해 인천과 서울에 소재한 각 부동산 1채씩을 매입한 뒤 임차인과의 임대차 계약 절차를 진행하고 있었다.
한편 경찰은 김길수가 도주 당시 어떻게 화장실과 입원실 등을 빠져나올 수 있었는지 등 경위 파악을 위해 당시 담당 교도관을 대상으로도 조사를 진행 중이다. 법무부는 교정 당국을 통해 진상 조사에 나선 상태지만 경찰의 향후 관련 수사 결과까지 고려해 도주 당시 상황을 판단하겠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는 상태다.
일반적으로 구치소 재소자가 병원 등 출장에 나설 때 최소 2명 또는 재소자 특성에 따라 3명의 교도관이 동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김길수는 이 같은 감시망을 모두 따돌리고 병원 탈출에 성공한 상황이어서 향후 구체적인 도주 경위 수사 결과에도 관심이 쏠릴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