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의 근무환경 개선을 위해 설립한 전국경찰직장협의회(이하 전국경찰직협)가 취지와 달리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경찰 등에 따르면 전국경찰직협은 지난해 4월 공무원직장협의회의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이하 공무원직협법)이 개정되면서 작년 12월 출범한 전국단위 경찰 조직 연합체다.

기존 각 경찰서 단위에서 경감 이하의 경찰 공무원들의 업무능률 향상 등을 위한 경찰직장협의회(이하 직협)가 운영돼온 가운데, 전국 규모의 의견 결집 등 필요성에 따라 만들어진 것이다. 하지만 취지와 달리 참여율은 절반도 되지 않는 등 저조한 실정이다. 


경기남부 32개署중 12곳만 등록
직협 "전국단위 참여엔 관여 못해"

이날 경기남부지역 관내 직협 가입 현황을 종합한 결과, 경기남부경찰청 직협을 포함한 관내 경찰서 32개 직협 가운데 12개 직협만 전국경찰직협에 가입 관서로 등록돼있다. 경기북부경찰청 역시 청단위 직협을 포함한 관내 경찰서 직협 14개 중 8개 직협만 전국단위 직협에 가입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날 기준 전국적으로 직협이 꾸려지지 않은 경찰서를 제외한 서 단위 직협 272개 중 가입 직협은 135개로 전체의 49.6%다.

상황이 이렇자 경찰 내부에서는 절반도 못 미치는 전국 단위체가 어떻게 경찰 직협 전체 의견을 대표할 수 있겠느냔 회의론이 나온다. 도내 경찰서 직협에 가입한 A씨는 "전국경찰직협은 출범 전부터 운영 방식을 놓고 의견이 갈렸다"며 "갈등을 안고 시작한 만큼 운영진이 봉합하며 나아가야 했는데 그렇지 못해 벌어진 일"이라고 말했다.

전국경찰직협은 각 지역 서 단위 직협의 자율적인 결정일뿐 전국단위 조직 참여에는 관여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민관기 전국경찰직협 협회장은 "지난 7월부터 회비를 회원 수 당 3천원 씩 내기로 했는데 60여 곳 직협이 이를 내지 않아 자연스럽게 회원 자격을 상실한 것"이라며 "특히 경기 남부를 비롯해 수도권 쪽은 전국경찰직협 설립 시기부터 참여가 저조했던 곳"이라고 밝혔다.

/김지원기자 zon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