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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민주 문화체육부 기자
풍납토성이 세상에 드러나게 된 계기는 유명하다. 1997년 아파트 재건축 현장에서 백제 토기를 대거 발견한 이형구 교수가 지금의 문화재청에 신고하면서 알려졌다. 이후 도시개발에 제약이 생겼고, 긍정과 부정의 엇갈린 시각 사이에서 문화유산의 발굴·보존 등을 두고 지역 주민들과의 갈등은 아직 진행 중이다. 여전히 문화유산의 존재는 많은 사람들에게 곤혹스러움을 안겨준다. 최근에는 한 유적지 발굴 현장에 동행 취재 요청을 했다가 땅 주인이 기사화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취재를 접어야 했던 적도 있었다.

우리나라는 문화유산에 대한 인식이 사실상 두 갈래로 갈라져 있는 듯하다. 지키고 보존해 후손에게 물려줘야 하는 대상이라는 것 하나와 개인의 재산을 침해하는 골치 아픈 존재라는 것 하나다. 문화유산에 대한 부정적 시각은 경제적인 부분이 바탕에 있다. 개발하려는 기업의 입장에서는 유적이나 유물이 발견되면 조사를 진행하고 마무리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되니 그만큼 손해이고, 개인의 입장에서도 재산권 행사에 여러 제약이 생기게 되니 불이익을 받는다고 생각하게 된다. 이 때문에 제재에 초점이 맞춰진 문화재 관련 법들을 강화하는 것 또한 쉽지가 않다. 그만큼 문화유산과 사람들이 함께 조화를 이루며 살아간다는 것은 어려운 일임이 분명하다.

도시 자체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영국 에든버러에 취재를 다녀온 뒤 여러 생각을 하게 됐다. 그곳에서 가장 궁금하게 여겼던 부분 중 하나가 바로 문화유산과의 공존이었는데, 에든버러는 이 부분을 절대적으로 중요한 가치로 생각했다. 지역 주민들은 살아가는 곳이 역사적으로 중요한 문화유산임을 인식하고, 도시는 철저하게 세워진 지침 아래 주민들을 위한 방향의 개발계획을 세우고 실행했다. 손대지 않고 보기만 해야 하는 문화유산의 가치를 넘어 그곳에서 사람들이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음이 담보된다면, 두 개로 갈라져 버린 우리나라의 문화유산에 대한 인식이 같은 지향점을 향해 맞닿을 수 있을까.

/구민주 문화체육부 기자 ku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