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지방자치단체 행정 전산망 장애 안내문
전국 지방자치단체 행정 전산망에 장애가 발생한 17일 오후 인천의 한 구청 민원실에 민원업무처리 관련 안내문이 붙어있다. /독자 제공

정부의 행정업무 전산망이 연달아 먹통이 되면서 민원인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지자체의 주요 업무가 한동안 마비되고, 각종 민원서류를 발급받지 못한 시민들은 불만을 터뜨렸다.

17일 경인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날 오전 9시 30분께부터 공무원 전용 행정 전산망인 '새올행정시스템' 접속이 막혔다. 이 시스템은 전국 시·군·구의 행정업무를 정보화해 22개 행정업무와 13개 공통서비스 처리를 지원하는 시스템이다. 공무원들은 민원 서비스나 인허가 업무, 각종 사업의 지출 규모 등 재정 정보를 확인·처리하기 위해 이 시스템을 사용하는데, 한동안 접속이 안 돼 관련 업무를 처리하지 못했다. 그나마 새올행정시스템은 먹통이 된 지 2시간이 넘은 오전 11시 40분께 일부만 정상화됐다.

인천의 한 구청 공무원은 "새올행정시스템에 접속하면 지방재정이나 민원 등 각종 업무와 연계된 페이지로 이동할 수 있는데, 화면 자체가 뜨지 않아 주요 정보를 확인할 수 없었다"며 "오전 10시께 결재 문서 정도만 확인할 수 있는 우회 도메인을 안내받긴 했지만, 이날 오전 처리해야 하는 사업 현황이나 지출 규모 등의 데이터에는 접근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부터 공공기관 민원실 현장도 주민등록통합행정시스템에 오류가 발생하면서 큰 혼란을 빚었다. 오프라인으로 주민등록 등·초본, 인감증명서 각종 서류 발급하는 이 시스템에 오류가 나면서 민원서류 발급을 위해 행정복지센터 등을 찾은 주민들은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일부 행정복지센터는 오후 12시 20분께 잠시 서비스가 재개돼 민원인에게 이 같은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먹통이 돼 헛걸음한 시민들도 있었다.

특히 온라인으로 민원서류를 발급하는 '정부24'도 이날 오후 1시 55분부터 서비스가 중단돼 온·오프라인 모두 민원서류 발급이 불가능했다.

최근 부평구에 이사왔다는 직장인 김진실(27)씨는 "전입신고를 한 뒤 확정일자를 받으러 회사에 반차를 내고 행정복지센터에 왔는데, 다시 시간을 내야 하는 상황"이라며 "언제 복구되는지도 아무도 몰라서 주말 내내 계속 시스템이 복구됐는지 확인해야 할 것 같다"고 토로했다.

구월4동 행동복지센터를 찾은 남동구 주민 박순호(55)씨는 "주민등록등본을 발급받기 위해 왔다가 빈손으로 돌아가게 됐다"며 "집이 근처라 다행인데, 멀리서 방문한 사람이었으면 좀 화가 났을 것 같다. 미리 전체 문자라도 돌려서 민원 처리가 불가능하다는 내용을 알렸으면 좋았을 텐데 그 부분이 아쉽다"고 했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시스템 사용자 인증 오류가 났다는 정도만 확인했고, 아직 정확한 원인은 밝히지 못한 상태"라며 "복구에 최선을 다하는 중이지만 언제 정상화될지는 확실히 답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희연·이상우·정선아기자 khy@kyeongin.com